2022년 12월 3일의 일기
주말이라 게으름 피우고 일어나 작업실에 나와 이것저것 끄적이고 있다.
주말엔 남편과 거의 같이 나가는데 기타 치는 남편을 둔 소리에 민감한 사람은 참 힘들다.
혼자 있을 땐 음악도 틀어 놓지 않거나 내 귀에만 들리게 이어폰을 끼고 작게 듣는 편이라서
남편의 큰 기타 소리는 정말 힘들었었는데 시간이 약이라고 내 귀가 예전처럼 남편 기타 소리에 아주 큰 타격은 받지 않아 다행이다.
그래도 시끄러운 건 여전하다.
조용히 있고 싶다........
남편이 어제 출장 갔다가 근처 미용실에서 머리카락을 깎고 왔는데...
누구야. 내 남편 바보로 만든 미용사 누구야!!!!
왜인지 아침부터 배탈이 나서 배에서 천둥소리가 심하게 나고 화장실을 들락날락 해서 도서관 가는 건 패스했다.
매주 토요일에 도서관 가서 애들하고 시간 보내다 왔는데 못 가게 되니 좀 서운하네.
보고 싶은 책도 있었는데.... 그래도 책 보다 내 배가 백배는 소중하니까.ㅎㅎㅎㅎㅎ
애정 하던 컵에 커피를 내려 마시려고 했는데 실금이 가 있었다.
이제 살 수 없는 컵인데 너무너무 아쉽다.
살살 아껴 쓸까, 색연필을 꽂아두는 용도로 쓸까 고민 중.
깨져버릴까 봐서 전전긍긍했더니 배가 더욱 아파오는.
아침에 겨울비가 내렸다.
겨울에 내리는 비는 어쩐지 짠하고 쓸쓸하게 느껴진다.
아직 내 안에 소녀가 있네~ㅎㅎㅎㅎ
오늘은 겨울비가 왔고, 배탈이 났고,내 애정하는 컵은 금이 갔고, 내 남편 머리는 바보가 됐고, 내 고막은 학대를 받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