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ust D Dec 06. 2022

짜파게티와 콩깍지

2022년 12월 6일의 일기


일요일도 아닌데 짜파게티 먹겠다는 호나.

배 터지게 먹어보고 싶다는 버킷리스트를 실현시켜주려고 4개 끓였다.

둘이서 4개면 배 터지지 않을까 했는데 나연이는 한 개도 못 먹고 호연이가 3개 넘게 먹었다.

배가 부르냐니까 면 고프다며 면 추가해달라는데 더 먹다가는 자이언트 호연될까 봐 도저히 끓여 줄 수가 없었다.

너의 라면(짜파 포함) 배 터지게 먹어보기 버킷리스트는 아빠랑 같이 하렴...

엄마는 보기만 해도 소화불량 걸릴 것 같구나.

나중에 커서 '엄마 왜 작아졌어요?' 이러기만 해 봐.


문주(밥 주는 길냥이)가 오늘도 슬그머니 들어와 밥 두 그릇 먹고 펠트 바구니에서 꿀잠을 잔다.

자세히 보니 귀엽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하고....

겨울 집을 하나 더 사다 놔야 하려나 싶다.

셋째는 안돼...


음악에 소질이 없는 나와 달리 호 나는 뱃속에서 부터 아빠 기타 소리를 듣고 자라서 그런가

음감이 있는 편이다.

특히 호연이는 어떤 음악이든 즉석에서 화음을 넣는 신기방기를 시전 하는데

오늘 둘이 밥 먹다 말고 갑자기 태양의 서커스 첫 부분에 나오는 하얀 언니가 부르는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닌가!

물론 가사는 지네 맘대로 지만 멜로디는 정확했다.

까랑한 나연이 소리에 호연이 화음이 더해졌는데.... 이것들 혹시 음악 영재 아녀? ㅎㅎㅎㅎㅎㅎㅎㅎ

콩깍지가 제대로 씌워져서 벗겨지지가 않는구먼.


요즘은 집에서나 작업실에서나 늘 난로를 켜 두고 살고 있다.

난나동체?

난로 없이 살 수가 없다.


오늘은

짜파게티 배 터지게 먹고 싶었는데 못 먹은 호연과 내 눈에만 쌍둥이 음악영재들과 짠한 문주와 난나동체 이야기였다.


끝.

매거진의 이전글 부자 되고 싶은 골골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