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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st D Dec 16. 2022

가까이 있고 싶은.

2022년 12월 15일의 일기



서울에 사는 내 베프의 생일에 눈이 펑펑 왔다.

가까이 살았다면 직접 선물도 주고 맛있는 것도 같이 먹었을 텐데 너무 아쉽다.

일 년에 몇 번 못 보고 있지만 언제나 건강하고 행복하길 빌고 있어.

내 베프 생일 축하해! 사랑해^^


냉난방기를 난방으로 해놓고 쓰는데 날씨가 추워서인지 자꾸 제상 모드(실외기 얼음 녹이기)로 바뀌면서

난방이 멈춰서 무척 추웠다.

그래서 캠핑 때 쓰고 남은 등유가 있길래 난로를 가져와 켰다.

위에 주전자도 올리고 난로 가까이 앉아 일을 하는데 너무 따뜻해서 몸이 녹아내릴 것 같았다.

잘 먹진 않지만 집에 고구마가 있는데 가져와서 구울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은 꼭 고구마 가져와서 구워봐야지!


작업실에 앉아 일하다가 밖을 보면 실외기 위에 앉아 햇빛을 쐬는 고양이들을 자주 본다.

주로 3가지 유형의 고양이가 있는데

1. 먼저 하악을 하며 경계하는 고양이.(경계는 하지만 가지는 않는다.)

2. 내가 보기도 전에 날 이미 보고 있던 고양이.(눈싸움하듯 눈을 피하지 않는다.)

3. 내가 고개를 들자마자 깜짝 놀라며 후다닥 도망가는 고양이.(나도 놀란다.)

가까이 가서 보고 싶지만 고양이들이 놀랄까 봐 앉은자리에서 고개만 살짝 돌려서 보거나

곁눈으로 보고 있는데 감질난다.

앞으로 실외기 위에 앉을 거면 나의 관찰권을 보장하라! 이 고양이들아!!


무언가를 하나 마무리하고 나면 아무것도 하기 싫은 상태가 되는데 마치 나는 존재하지만 내 안의 소중한 무언가가 빠져나가 버린듯한 느낌이 든다.

한 시간 정도 그냥 테이블에 머리를 대고 밖을 쳐다보다가 '이럼 안되지..'싶은 생각이 들어 다시 움직였다.

이걸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무자아 상태라고 해야 할까?

하여튼 이런 상태는 되도록 겪고 싶지 않다.

늘 즐겁고 부지런하고 씩씩한 나의 모습에 가까이 있고 싶다.


오늘은

내 베프의 생일을 맞아 축하의 눈이 펑펑 왔고 오랜만에 난로를 틀었으며 실외기 위의 고양이를 관찰했다.

그리고 무기력한 내 모습이 참 보기 싫었다.

내일은 좀 더 씩씩하고 즐겁게, 부지런히 보내봐야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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