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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띵선생 Dec 14. 2024

해뜨기 전에도 책, 책, 책

손승현 <새로운 세상을 공부하는 시간>

美 트럼프 대통령 재당선, 세계 곳곳의 전쟁 장기화, '엔비디아' 세계 시총 1위 등극,  AI를 넘어선 기술의 진화 등 2024년 한 해도 격동이라는 표현이 무색했다. 이는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다.


의정 갈등 장기화, 북한의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파병, 유례없는 고금리와 고물가, 삼성전자 주가 폭락, 비상계엄령 후속 사태 등 어렵고 힘든 일 들 속에서도 작가 '한강'의 우리나라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큰 선물을 얻은 한 해로 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을 것이다.


이렇게 변화무쌍한 정세에서 우리는 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비해야 할까?


서 있는 곳이 바뀌면 보이는 풍경도 달라진다
- 만화 '송곳' 중 -


2010년대에 들어 우리가 가장 많이 들은 말 중에 하나가 '4차 산업혁명'이다. 그런데 다른 나라에서는 이 말을 우리만큼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그 실체도 명확하지 않다고 한다. 그만큼 다양함과 복잡함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이지 않을까? 그렇다면 이것의 실체는 무엇일까,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다(아니면 무시하고 내 맘대로 살거나).


작가는 우선, 이 4차 산업혁명을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결합된 '융합혁명'이라고 정의한다.

4차 산업혁명이라고 떠올리면 디지털, AI, 로봇, 블록체인, 메타버스 등을 이어서 생각한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많은 사람들이 그런 것들을 각각 개별로 인식한다. 그래서 메타버스 공간에 있거나, AI를 이용하거나, 암호화폐를 구매하는 것을 4차 산업혁명의 주체가 된 것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이렇게 이미 구축된 디지털 환경의 충실한 소비자가 되면 우리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준비가 다 된 것일까? 4차 산업혁명이라는 변화에 만반의 준비를 마친 것일까? 뭔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 이 주제를 한 번 더 들여다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이 변화에 주체가 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먼저, 예전의 습관을 멈추고, 새로운 사고를 하는 자세이다.

예전의 습관이란 고립된 사고방식이다. 내가 보고, 듣고. 배운 것에 갇혀서 혼자 생각하고, 결정하고, 행동하는 방식 말이다. 반면, 새로운 사고방식이란 다음과 같다.

우리가 각각의 연결점(노드)이 되어 다양한 연결망(네트워크)을 활용해서 다양한 관계를 이루어야 한다. 이런 연결망이 서로 다른 반응을 통해 상호작용(링크)을 만들어 내도록 하는 것이 새로운 사고의 기본이다. 나아가 이러한 연결망과 상호작용이 활성화되고, 견고한 집합체(클러스터)가 되는 것이 새로운 사고 전환인 것이다.

새로운 세상을 과거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은 하늘로 떠올라가는 풍선의 끈자락만 바라보는 것과 같다. 이 변화의 시대를 알고 대응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자세와 눈높이가 필요한 것이다. 그 방법은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한 나만의 사고체계를 확보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멈추지 않고 도전하는 것이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너무 자주 언급하는 내용이라 반복해서 언급하기도 민망하다. 그런 중에도 저자가 콕 짚어서 언급하는 한 가지는, 준비가 되어야만 시도할 수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는 정해진 규칙도 모범답안도 없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전략은 무엇일까요? 책 <이기적 유전자>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리처드 도킨스는 실패하더라도 시행착오를 무릅쓰고 일단 도전해 보는 정신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과거에는 사람과 돈이 있어야만 무언가를 할 수 있었다. '맨땅에 헤딩'하며 좌충우돌 성공한 이들도 많이 있었지만, 그들의 사례를 보편화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혼자서, 자본도 없이, 심지어 특별한 지식과 경험 그리고 아이디어도 없이 시작한다. 하지만, '이게 뭐지'하는 놀랍고 다양한 콘텐츠와 아이템으로 자신만의 사업을 시도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저지르는 것'이다. 새로운 세상에 대응하고 앞서가기 위해 꼭 필요한 것 중에 하나는 바로 '실행력'이다.


세 번째는 창의성에 대한 것이다.

남들이 하는 것을 카피하는 것으로는 이 세상을 따라갈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창의적인 생각과 행동이 중요하다. 그런데, '창의적'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것에 집중한다. 그리고, 자신은 새로운 것과는 거리가 멀다라고 이야기한다. 나는 아이디어도 능력도 없다고 손사래를 치며 주저앉는다. 이 이야기에 대해서는 스티브 잡스의 말과 행동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 아이팟, 폰, 인터넷 통신기기. 이 것은 각각의 다른 제품이 아닙니다. 아이폰입니다>


"창의성이란 단지 모든 것을 연결한 것이다."라는 그의 말은 세상에 없던 만이 창의적이라는 우리의 생각을 단칼에 잘라버린다.


저자는 스티브잡스의 이 말에 더해 창의성은 '패턴인식'을 통한 '유추'로 발현된다는 구체적인 방법을 언급한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인사이트 중에 하나였다. 책의 한 구절을 그대로 인용해 보았다.


창의성의 패턴은 다양하고 강렬한 경험, 의외의 집착, 열정 또는 몰입, 낯설지만 분명한, 새로운 연결로 이루어져 있어요.


창의성은 연결을 통해 만들어진다. 엄청난 인사이트를 가감 없이 보여준 사례가 아닐까?


이 책에서 저자가 가장 강조하는 것 중에 하나는, 바로 '연결'이었다.


우리 시대 다윗들의 무기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네트워크 효과'입니다.


과거의 산업과 세상은 뛰어난 천재의 멋진 아이디어와 그에 따른 결과물로 만들어졌다. 빌게이츠의 윈도즈(Windows), 스티브잡스의 매킨토시(Mac)와 아이폰(iPhone), 제프 베조스의 아마존(Amazon)과 저커버그의 페이스북(Facebook) 등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다양한 경험과 지식 그리고 엉뚱한 상상이 모여 이제까지는 없던 새로움을 만들어간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통해 자신만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이룬 사람들과 블록체인의 시스템에서 과거와는 다른 가상현실과 우리는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이런 변화를 느끼고 있는가?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가?




저자 손승현은 조금은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라디오 PD로 활동했다. 어떠한 계기와 열정으로 법학을 공부한 그녀는 변호사가 되었다. 로펌에서 맡은 분야가 어뚱 하게도 테크놀로지, 미디어 그리고 텔레콤이었고, 이 과정을 통해 관련 산업의 변화무쌍한 행태를 경험하게 되었다. 이후 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시대의 변화를 직접 경험하고자 미국 실리콘밸리 근교에서 1년간 안식년을 선택하며 이 책을 기획하게 되었다.


시대와 산업의 변화를 이야기하는 저서와 정보는 차고 넘친다. 이 책이 다른 데서는 찾을 수 없는 특별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도대체 나는 뭘 준비해야 하는 거지?"라고 고민된다면 이 책이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Yesterday is history, Tomorrow is Mistery'라는 말처럼 우리의 미래는 안개에 가려있다. 피할 수 없는 미래에 대비하고 슬기롭게 헤쳐나갈 길은 어떤 게 있을까? 나에 대한 몰입과 도전 그리고 다양한 이들과의 끝없는 연결과 공유 속에서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저자의 주장을 내 나름대로 해석하며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다.


지금까지는 남들보다 더 좋은 것을 가지고 잘 지킬 때 이익이 돌아왔다면, 앞으로의 세상에서는 남들보다 더 좋은 것을 더 잘 나누어 더 강력한 디지털 신뢰를 쌓는 사람이 더 큰 이익을 얻으리라 확신해요.


#라라크루 #라이트라이팅 #새로운세상을공부하는시간 #4차산업혁명 #창의성 #연결 #사고의전환 #손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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