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세 노교수는 오늘도 3시간 운동합니다

운동을 생존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이야기

by 띵선생

운동은 취미가 아닙니다. 생존입니다

얼마 전 유튜브에서 인상적인 영상을 하나 봤습니다.

한국 인터넷의 아버지로 불리는 전길남 박사는 올해 84세입니다. 그런데 그는 지금도 아침마다 1.5km 수영을 포함해서 매일 3시간씩 운동합니다.

84세에, 매일, 아침/점심/저녁, 총 3시간.


이 영상을 처음 보고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영상을 계속 보다 보니 다른 감정이 올라왔습니다.

"저 분은 운동을 다르게 보고 있구나."


그에게 운동은 건강관리가 아니었습니다. 자기관리도 아니었습니다. 운동은 그에게 삶을 지속하는 연료였습니다. 그의 아들인 전해원 KAIST 교수는 "아버지는 운동을 거의 종교적으로 한다"라고 했습니다.


전길남 박사는 인생은 건강하냐 그렇지 않느냐에 엄청난 영향을 받는다고 강조합니다. AI, 로봇 등과 인간이 다른 결정적인 이유라고 덧붙입니다.

"몸이 건강한 사람은 자신의 한계까지 밀어붙일 수 있다."

"건강하지 않으면 쉽게 포기하게 된다."


그가 끝까지 운동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결국 인간은 몸으로 살아간다는 명확한 명제 때문입니다.


80세를 훌쩍 넘긴 노교수는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인생의 목표를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 건강한 정신과 체력을 만든다는 것을 직접 실천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운동을 너무 가볍게 생각했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스트레칭, 자가 노화 측정, 근감소증, 운동 루틴과 습관 만들기 등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모두 중요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사실 더 근본적인 질문을 아직 하지 못했습니다.

"당신에게 운동은 무엇입니까?"


많은 분들이 이렇게 답하실 겁니다.

"건강을 위해서"

"살 빼려고"

"의사가 하라고 해서"


모두 맞는 답입니다. 그런데 이 답들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운동을 수단으로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수단으로 무엇을 바라보면 어느 순간에 반드시 한계가 옵니다. 목표가 달성되거나, 목표가 흐려지면 운동도 흐려집니다. 살이 빠지면 헬스장을 끊고, 건강검진이 지나가면 운동화를 넣어두게 됩니다.


하지만, 운동을 생존으로 보는 사람들은 다릅니다.


삶이 무너졌을 때 운동이 일으켜 세웠습니다

큰 사고를 당했던 사람, 인생의 실패를 겪은 사람 중에 적지 않은 이들이 운동을 삶의 목표로 삼았습니다. 운동을 통해 자신을 회복하고, 무너진 일상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동력을 얻었습니다.


소아청소년과 의사이자 복서인 서려경 씨는 병원에서 환자를 대하면서 생기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매일 복싱으로 해소했습니다. 그렇게 취미로 시작한 복싱을 시작한 지 3년이 되어서는 챔피언이 되었습니다. 그에게 운동은 환자를 돌보기 위한 준비 과정이며, 병원에서 지친 자신을 추스르는 회복의 탈출구였습니다. 자신을 먼저 지켜야 다른 사람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몸으로 알게 된 것이지요. 그녀는 운동을 하는 핵심은 '꾸준함'이라고 합니다. 복싱 8년 차인 그녀는 그동안 한 번도 쉰 적이 없다고 합니다.

"체육관 오기까지가 힘들어요. 하지만, 일단 오기만 하면 자연스럽게 운동하는 저를 볼 수 있어요."


사업가 신현섭(44세)은 현재 가장 건강한 몸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대기업을 나와 야심차게 시작한 사업을 실패한 그는 우울증, 알코올의존증에 빠져 지냈습니다. 그때 그는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내가 30세의 몸을 만들 수 있다면, 30세에 새롭게 시작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자신의 몸을 새롭게 만들기 위해 가장 어려운 것은, 운동하러 가는 자신의 발목을 잡는 각종 '핑계'였다고 합니다. 이런 핑계를 이겨내고 매일 운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하루 1%(15분)만 노력해 보자는 루틴을 만든 것이었습니다. 이런 루틴은 자신의 몸은 물론, 가족과 사업까지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들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운동을 선택사항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먹고, 자고, 숨 쉬는 것처럼, 운동을 그냥 하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생존운동 2가지

1. 버피(Burpee)

버피는 생존운동의 상징 같은 동작이며, 일반적인 사람들이 하는 맨몸운동 중에 가장 사악한(?) 고강도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운동의 효과는 탁월합니다. 10분 운동으로 팔, 다리, 허리, 심폐, 코어, 유산소 및 근력 운동을 함께 할 수 있는 전신운동입니다.

[운동 방법]

- 골반 너비 정도로 벌리고 바로 섭니다.

- 쪼그린 자세로 앉으면서 손을 어깨너비로 짚습니다.

- 두 다리를 한 번에 뒤로 쭉 뻗습니다(팔 굽혀 펴기 자세를 만듭니다).

- 팔 굽혀 펴기를 1회 합니다.

- 두 다리를 한 번에 점프해서 가슴 쪽으로 당깁니다.

- 팔을 하늘로 쭉 뻗으면서 제자리 뛰기를 합니다.

- 위의 동작을 반복합니다.

처음에는 위 동작을 끊어서 정확한 자세로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후 동작이 익숙해지면 개수를 정하고 속도를 높여서 진행하시길 권합니다.
남자분들은 군대에서 힘들게 했던 기억이 있을 겁니다. 그만큼 효과가 확실한 운동이며, 생존을 위한 몸을 만들 수 있는 운동입니다.
버피.png


2. 데드행 (Dead Hang)

데드행은 말 그대로 철봉에 그냥 매달리는 운동입니다. 이 단순한 운동을 통해 악력과 전완근을 강화하고, 어깨의 가동성을 향상 시킬 수 있습니다. 사무실 업무와 휴대폰에 익숙해진 거북목 증상을 회복하고 척추의 긴장을 풀어주는 데에도 큰 효과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무언가를 잡고 내 몸무게를 버틸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한 효과입니다.

[운동 방법]

- 철봉을 양손으로 잡습니다.

- 발을 바닥에서 떨어뜨리고 시체처럼 몸을 늘어뜨립니다.

- 양쪽 어깨를 귀에 붙인다고 생각하고 자세를 합니다.

- 30초간 버팁니다. 이후에 조금씩 시간을 늘려갑니다.

데드행.png


저도 운동의 의미가 바뀐 순간이 있었습니다.

저는 마라톤 기록을 위해 달리기 시작했고, 근감소증이 걱정되어 맨몸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저 역시 처음엔 운동이 수단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달라졌습니다.


힘든 날, 스트레스가 쌓인 날, 모든 것이 꼬이는 것 같은 날도 거친 숨을 내쉬며 달리면서 생각이 정리되고, 땀범벅이 돼서 운동을 마치고 나면 세상이 조금 달라 보였습니다. 몸이 가벼워지는 게 아니라 마음이 가벼워지는 경험이었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운동은 기록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내가 나로 살아가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말이죠.


이제 운동이 없는 저의 삶은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80세를 넘긴 전길남 박사가 자신의 목표를 끝까지 밀어붙이기 위해서 매일 3시간씩 운동하는 것처럼 저 역시 살아가기 위해 맨몸운동과 마라톤을 놓지 않고 지속하고 있습니다. 운동은 미래의 나를 위한 투자이기 때문입니다.


혹시, 지금 잘 풀리지 않는 일이 있나요? 맘에 들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나요? 당장 운동화 끈을 묶고 밖으로 나가서 15분만 달려보세요. 근처 공원에서 철봉에 매달리고, 버피 5개를 해보세요. 삶의 꼬인 실타래를 운동으로 풀어보세요.


오늘도 움직이세요. 그것이 생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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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