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두통이 심해지는 걸 느끼며 아침에 잠이 깼어. 삼일째야."
"너 그거 일종의 영양실조 아냐??"
(또르르.....)
며칠째 아침에 눈뜨면 두통이 있었다. 길어도 이틀을 넘기지 않던 두통이 일주일 내내 계속되니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심지어 오늘 아침에는 두통이 점점 심해지는 느낌이 자면서도 느껴져서 눈을 뜰 수밖에 없었다. 보통 길어야 이틀, 약을 먹으면 금세 없어지던 두통이 멈추지 않았고 출근길 두통약 복용을 삼일째 하다 보니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네이버 창을 열어 '아침에 일어나서 두통'이라고 치니 엄청난 검색 결과들이 나온다. 가능한 모닝 두통의 원인들이 엄청 많았는데 읽어보니 무서운 것도 엄청 많았다. 괜히 찾아봤나 싶어 검색창을 닫으려는 그때 우울증일 수도 있다는 글이 있었다.
'회사 스트레스가 심한가? 괜찮다 다독이지만 내가 우울증이 올 정도로 힘들었던 걸까??'
'아니야, 침대 아래 수맥이 흐르는 거 아닐까? 이 집이 나랑 안 맞는 거 아닐까? 침대 방향을 바꿔볼까??'
'아니야, 사람이 그리워서 우울한 거 아닐까? 친구들이 보고 싶고 같이 수다 떨고 맛있는 거 먹고 싶은데 못해서 그런 거 아닐까??'
'이럴게 아니라 병원에 가봐야 하는 거 아닌가? CT라도 찍어보고 해야 하는 건가? 아니면 목디스크나 근육에 문제가 있는 거 아닐까?'
출근길 내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을 멈추지 못했다. 어쩌면 이런 생각들이 더 내 머리를 아프게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퇴근길, 친구와 통화하면서 끊이지 않는 두통에 대해서 얘기했더니 내 얘기를 듣던 친구가 혹시 영양실조 아니냐고 했다. 아니 내가 밥을 안 먹은 것도 아니고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그동안 절약한다고 냉장고만 파먹다가 영양불균형이 온 게 아니냐는 것이었다.
듣고 보니 일리가 있는 말인 거 같았다. 굶은 적은 없지만 냉장고에 있는 것만 먹다 보니 식단의 다양성은 사라진 게 틀림없고 소박한 밥상이 소화는 잘되었을지언정 잠재된 식욕을 다스리진 못했던 것 같다. 그리고 종종 누렸던 친구들과의 외식이 주는 정서적 포만감을 최근에 못 느껴본 것이 심신의 영양불균형을 불러온 것이 틀림없어 보였다.
허리띠를 졸라서 곳간을 조금 더 채웠을지 모르나, 영혼은 일종의 빈곤을 느낀 게 아닐까 싶다. 게다가 고독한 삶이 더욱 빈곤을 느끼게 했는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소비 절제에는 효과적일 거라며 부득이하게 고립된 곳에 떨어져 나와 살고 있는 지금을 좋아라 했었다. 하지만 오늘은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절대 명제에 도저히 반기를 들 수가 없다. 친구들과 웃고 떠들며 나누는 맛있는 한 끼가 그리운 금요일 밤이다.
일론 머스크 따라 하기 하다가는 영양불균형이 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머스크 양반, 진짜 오렌지와 핫도그만 먹은 거 맞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