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추앙하는 아이들

독서와 글쓰기의 적은 ᆢ

by 그대로 동행

도저히 더 못하겠어요. 죄송합니다.

준이 엄마가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들에 대한 염려로 잔뜩 그늘진 표정으로 앉아 있는데 나는 뭐라 더 할 말이 없었다.


준이는 중 3남자아이, 또래 아이들이 한창 좋아하는 게임에 푹 빠져 있다.

이전에 준이는 스마트폰 없이 하루 30분 정도의 게임시간만 허락 받았다.


준이는 게임 대신 동네 동생들과 놀이터 등을 돌아다니며 놀았는데 아이들이 커가면서 점차 학원 등을 다니느라 바빠지자 놀 친구들이 없어졌다.

그 때 준이의 새로운 친구가 되어준게 마침 새로 생긴 스마트폰이었다.


나에게 와서 처음 수업을 시작했던 1년전만 해도 준이는 책읽기를 즐겨하고 수업을 진심으로 열심히 했다. 그러나 어느 날부터 책을 읽어 오지 않는 일이 빈번해지고, 와서 앉아 있어도 멍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게 한 눈에 봐도 정신이 다른 곳에 팔려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책읽기도 좋아하고 글도 제법 쓰는 준이였지만 게임에 매일 빠져 살다보니 자연스럽게 독서와 글쓰기는 물론이고 기본적인 영어,수학 학원을 다니는 것조차 버거워 해 모두 끊었다.


나에게도 한창 게임에 빠져 프로게이머까지 꿈꿨다가 결국 게임의 허망함을 깨닫고 돌아온 탕자처럼 제자리를 찾아온 둘째 아들이 있기에 나는 그런 준이의 모습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준이가 어떤 모습으로 변화될지, 얼마나 오래 게임을 더 즐길지 알 수 없다. 그저 나는 한 때 눈을 빛내며 열심히 수업을 따라오던 준이를 생각하며 기도할 따름이다.


나이키의 가장 큰 라이벌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한 게임 닌텐도였듯이, 오늘날 아이들 독서의 가장 큰 적은 스마트폰이다.

아이들에게 스마트폰, 게임, 동영상은 단순한 즐길거리를 넘어서 그들 삶의 일부이다.

문제는 그 스마트폰을 추앙하다보니 집중하고 머리를 써야 하는 독서나 글쓰기,학업을 버겁게 여긴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별로 놀 것이 없어 기껏해야 TV를 보고, 그나마도 부모님의 간섭을 받으며 동네 오락실을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만화방이나 비디오 대여, 하이틴로맨스가 그나마 사춘기 청소년들의 숨통을 틔워주는 놀잇감이었다.


책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심심하면 자연스럽게 만화책, 로맨스 책, 청소년 잡지라도 읽었다. 그러나 오늘날 아이들에게는 즐길 거리가 너무 많다 . 게다가 그 즐길거리들이 보통 현란하고 중독성 있는 게 아니다.


스마트폰을 추앙하는 아이들. 디지털 문명의 유혹으로 인해 점차 읽는 법, 사고력, 쓰기의 능력을 상실하는 아이들이 안타깝다.

매년, 스마트폰과 게임에 빠져서 도저히 수업을 따라가지 못해 그만 두는 아이들을 한두 명씩 본다.


디지털에 빠진 아이들이 만들 미래가 한 편으로는 우려도 된다.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이 헤매지 않도록 손을 꼭 잡아주는 어른들이 많아지길 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