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정통성은 누구에게 있나
지역에선, 독립투쟁의 역사를 애써 외면하거나, 메이지 유신과 일제의 성공을 근거 삼아, 우리의 독립투쟁역사를 그저, "동네 구멍가게 수준의 규모를 가지고서는 분열의 분열을 거듭했던 역사"라고 깎아내리는 동료시민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맞다. 일리가 있다. 실제로 독립운동지도자들은 작은 임시정부와 단체 그리고, 정당안에서 서로를 증오하고 사살하기까지하며 분열했다. 그러나 그것이 독립투쟁역사 자체를 부정할 근거가 되진 못한다.
구한말 우리 왕조의 무능과 무책임, 독립운동진영의 분열을 공부하고 나서 일제의 식민지배를 긍정하는 사람의 심리에는 자신의 조국이 일제처럼 번성하길 바라는 마음도 있겠지만, 그보다 더 강하게 작용하는 사고방식은 성공제일주의, 사회진화론, 기회주의다. 이 성공제일주의 , 사회진화론, 기회주의가 우리민족의 디폴트 값이 되어 버렸다. 우리의 유전자 안에 성공제일주의와, 사회진화론, 기회주의가 뿌리 깊히 박혀있지는 않나.
우리 국가의 정기와 방향을 크게 좌우했던 일제는 결국 메이지 유신을 기점삼아 폭발하기 시작한 폭력적 팽창을 스스로 제어하지 못해, 자멸했다. 패망이후 농업국가로 남겨질 일본을 되살린건 일본의 뛰어난 국가시스템이나 사상가나, 정치지도자의 능력이 아니라, 한국전쟁이라는 국제상황이 안겨준 전쟁특수와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변경 덕택이었다.
한 국가가 나아가야할 지당한 방향과 정기를 고려해야한다면 ‘대한민국의 정통성은 누가 가지고 있나’에 대한 논쟁을 비껴가려해서는 안된다. 역사전쟁이 한창 진행중인 지금, 나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이 일제의 식민지배에 맞섰던, 독립투쟁역사와 이를 계승하려는 세력에게 있다고 보고 특정세력의 편에 서려 한다. 그런의미에서 나는 실패의 역사, 분열의 역사가 우리의 뿌리라고 당당히 말하겠다. 이글을 읽는 사람의 마음 또한 나의 마음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아버지가 아무리 못나도 내 아버지이듯이, 아무리 못나도 독립투쟁의 역사는 우리의 역사다. 이 글을 통해 민족과 사회정의를 위해 기꺼이 자기자신을 내다 던지신 독립운동가의 희생을 기리고 또 기린다.
"어제의 범죄를 벌하지 않는 것 그것은 내일의 범죄에 용기를 주는 것과 똑같은 어리석은 짓이다. 공화국 프랑스는 관용으로 건설되지 않는다."
-알베르 까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