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

지인이의 시:[그녀도 여자였습니다]

by 지인

시어머니





작고 가냘프고 왜소한

그녀


단어가 주는 무게만큼이나

두렵고 무서웠던 그녀


당신의 아들을 차지했다는

질투 어린 눈빛에 마음이 얼었고


편한 친정엄마 같지 않고..

잘못하면 친정에서 뭘 배웠냐며

핀잔주시고


내 설움을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자신은 최고로 좋은 시어머니라고

자화자찬하신다.


세월이 흘러 늙어진 그녀의 눈에

생기가 없으매도 난 그녀가

두렵다.


자신의 아들을 데려가 나쁜 년이니까

그녀의 소중한 걸 뺏은 여자이니까


그녀에게 난 평생 죄인인 것이다.


옭가미처럼 얽히고설킨 수많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가보니


한 줌의 재가되어 빨간 불씨가 꺼지고

불에 덴 화상 자국 같은 마음의 상처가

남았네요


그녀도 나도 이제 늙어갑니다.

품어주고 안아주며


"그럴 수도 있지" 하며 이해하고

살고 싶습니다.


"어머니 사랑해요"

나오지 않아 억지로라도 하는 말.


말을 하다 보니 그녀가 애처롭고

가엽습니다.


그녀를 이제 사랑하며 이해하며

함께 보살피며 살고 싶습니다.


그녀 또한 여자니까요

나의 그림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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