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꽃의 약속
1장: 이별과 새로운 시작
겨울이 깊어가는 어느 날, 윤서는 조용히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캠퍼스에는 하얀 눈이 소복이 쌓였고, 졸업식을 앞둔 학생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녀의 손에는 하얀 동백꽃 한 송이가 들려 있었다.
"겨울에도 피는 꽃이라니, 참 신기하지."
그 순간,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전히 꽃을 좋아하는구나."
윤서는 깜짝 놀라 돌아섰다.
눈앞에는 오랜만에 보는 얼굴, 도윤이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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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다시 만난 인연
도윤은 윤서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첫사랑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순탄치 않았다.
도윤은 졸업 후 군 입대를 했고, 제대를 하자마자 유학을 떠났다.
윤서는 처음에는 편지를 쓰고 연락을 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둘 사이는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그런데 오늘, 졸업식을 앞두고 그가 다시 돌아왔다.
"언제 왔어?"
"조금 전에. 졸업식에 맞춰서 왔지."
도윤의 눈은 여전히 윤서를 바라보는 듯했다.
"그래서… 너한테 줄 선물이 있어."
그가 주머니에서 작은 꽃다발을 꺼냈다.
"붉은 동백꽃이야. 너한테 꼭 주고 싶었어."
윤서는 놀라서 꽃을 받아들었다.
"동백꽃…?"
"응. 너 겨울에도 꽃을 좋아하잖아. 그리고 이 꽃의 꽃말이 뭔지 알아?"
윤서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도윤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대를 누구보다도 사랑합니다’라는 뜻이야."
윤서는 순간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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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영원한 이별
며칠 후, 졸업식 날이 되었다.
윤서는 학사모를 쓰고 사진을 찍으며 친구들과 마지막 순간을 즐겼다.
그런데 그날 밤, 도윤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오랜 병을 앓고 있었지만,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마지막 순간, 그는 힘겹게 윤서를 찾아와 꽃을 건넸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본 도윤의 모습은, 눈 내리는 거리에서 붉은 동백꽃을 건네며 웃고 있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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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겨울꽃의 의미
윤서는 한동안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녀는 도윤이 남긴 동백꽃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대를 누구보다도 사랑합니다."
그제야 그녀는 깨달았다.
도윤은 마지막 순간까지 그녀를 위해 남아 있었다.
눈이 내리는 어느 날, 그녀는 도윤이 묻힌 곳에 찾아가 붉은 동백꽃 한 송이를 놓았다.
"겨울에도 꽃은 피더라. 네가 남긴 약속처럼."
하얀 눈 사이로 붉은 동백꽃이 빛나고 있었다.
겨울이 끝나고, 새로운 계절이 시작되고 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