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안녕하세요."
떨리는 마음이 목소리에 고스란히 전달될 것 같다.
2학기 상담 주간에 정해진 시간이 되어 전화를 드린 것이다.
2학기가 시작되고 3주 정도가 지난 시점이었다.
그 시간 동안 우리 가족에겐 많은 일들이 있었다.
내가 복직을 하게 되면서 아이는 9월 1일부터 돌봄 교실에 가게 되었다.
이전 글에서 적었지만 돌봄 교실과 조율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기어코 그날은 왔다.
나는 새벽같이 일어나 아침밥을 챙겨주고 먼 거리를 떠났고, 아이도 이른 시간에 아빠차를 타고 등교를 했다.
새로운 교실에서 새로운 아이들을 만나는 나도 긴장이 되었지만 아이도 낯선 돌봄 교실에서 잘 지낼지 걱정이 되었다.
정신없는 하루가 흘렀다.
나도 무사히 지나갔고 아이도 첫날을 잘 보내고 왔다.
정말 다행이었다.
담임 선생님께 우리 가족의 변화를 알려드렸고 선생님도 일찍 오는 아이를 보며 어렴풋이 알고 계셨다.
무엇보다 선생님께서 해주신 긍정적인 피드백에 그동안의 아픔과 걱정이 씻어나가는 것 같았다.
아이가 1학기 때보다 확연히 좋아졌다고 해주셨다.
표정도 밝아지고 활동에도 잘 참여한다고.
특히, 1학기 초에 교실까지 쫓겨났던 컴퓨터 수업 시간엔 혼자 문제를 맞혀 칭찬까지 받았다며 아이의 달라진 모습을 기뻐해주셨다.
가장 걱정이 되는 사회성 부분도 괜찮아졌다고는 해주셨지만 쉬는 시간에 주로 혼자 뭔가를 만들며 놀기에 갈길은 멀다.
그리고 여전히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담임 선생님과의 처음과도 같은 기분 좋은 상담도 잠시.
돌봄 교실에서 바로 학원차로 인계되었던 아이는 그날 또다시 원장님의 차로 실려왔다.
돌봄 교실에서 자기가 만들던 것을 그만두고 나온 것이 화근인 듯했다.
아이는 학원에 올 때부터 기분이 안 좋았고 아무 활동도 하지 않고 내내 울고 떼를 썼다고 한다.
나는 연신 또 고개를 조아리며 원장님께 죄송하다고 하고 아이를 받는다.
오늘 돌봄 교실에서 학원으로 가는 첫날이라 힘들었던 것 같다고 하니 다행히 이해해 주셨다.
아이가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면 잠깐 학원을 쉬어도 된다고도 말씀해 주셨다.
아이도 나처럼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새로운 환경으로 피로하고 버거웠을 것이다.
하지만 적응해내야 한다. 어쩔 수 없으니.
아이가 돌봄 교실에서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사달라고 한다. 그 블럭으로는 움직이는 로봇도 만들 수 있다고.
우리는 다시 제안을 한다.
네가 힘들지만 돌봄교실과 학원을 잘 다닌다면 그 블럭을 사줄 수도 있다고.
하지만 다시 또 학원에서 떼를 쓴다면 학원도 다닐 수 없고 그 블럭도 사줄 수 없다고.
통한 것일까.
아이는 그날 이후로는 아직까지 돌봄 교실도 줄넘기 학원도 잘 다니고 있다.
한동안 참여하지 않았던 게임도 오늘 참여했다며 자랑하기도 하면서.
나도 조금은 학교 생활에 적응해 가고 있다. 피곤과 힘듦은 여전히 공존하지만 그것이 우리의 삶이니까.
우리 아이도 그렇게 세상과 잘 공존해 나가기를 오늘도 응원한다.
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