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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으로 Apr 18. 2022

4월 18일의 꽃, 자운영

'감화'라는 꽃말

 꽃이 자줏빛 구름과 같다고 해서 자운영이라 이름 지어졌다고 하네요. 아름다운 이름입니다. 자운영  자체도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살아서도 사랑을 베풀고 죽어서도 대지를 위해 헌신하는 식물이거든요. 예쁜 꽃과 달콤한 꿀로 우리에게 멋과 맛을 주며, 죽으면 퇴비가 되어 농사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이른 봄 농촌을 가보면 논이 유채꽃이나 자운영으로 가득한 것을 볼 수 있는데, 둘 다 비슷한 이유로 심는 품종들이래요. 자운영이나 유채꽃을 많이 심은 논에는 비료를 많이 주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기특한 아이들이죠?

 자운영은 중국이 원산으로 우리나라 남부에서 재배한다고 해요. 열매는 녹비용, 사료용으로 많이 이용되며, 줄기는 약용으로 쓰입니다. 또한 어린순은 나물로 먹기도 하고, 꿀을 만들기 위한 밀원식물로도 이용되지요. 영국에서는 양이 이 풀을 먹으면 젖이 많이 나온다고 해 ‘밀크의 참새 완두’라고 부른다고도 합니다.(출처-야생화 백과사전 : 봄 편)

 마치 식물계의 마더 테레사 같지 않나요? 모든 삶의 여정을 헌신하며 아름답게 불태우는 열정적인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아이의 꽃말이 '감화'인가 봅니다. '감화'란 '좋은 영향을 받아 생각이나 감정이 바람직하게 변화함. 또는 그렇게 변하게 함.'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운영의 삶을 살포시 들여다만 보아도 제가 감화되는 것이 느껴집니다. 겸손해지고 반성하게 되며 봉사와 사랑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마음의 온도는 올라갑니다. 인간에게만 있다는 자유의지로 자운영 같은 삶의 모양을 선택하지 못하는 것이 부끄럽습니다. 자운영은 심지어 선택하지도 못하는데요. 그렇게 살아내는 운명인데 말이죠.

 온갖 넘쳐나는 자기 계발서와 에세이들, 제 글까지 포함해서요. 하하. 이렇게 살아라 저렇게 살아라 이야기 하지만 사실 가장 큰 배움은 자운영 같은 사람이 내 옆에 있는 것입니다. 분위기로, 공기로, 마음의 아름다움으로 내게 그것들을 전해줄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그래서 내가 자연스럽게 그에게 '감화'될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은 인생수업은 없겠지요. 아니, 수업이 아니라 습득일 거예요. 학습과 습득은 엄연히 다르니까요. 어린아이가 모국어를 배우듯,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어느새 자연스럽게 그에게 감화된 저와 여러분은, 보다 아름다워져 있을까요. 그런 사람이 제 곁에서 오래 함께 해주길 바라며 오늘 글을 마칩니다.


< 자운영 축제가 한창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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