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침잠의 시간
상실의 계절 속에서 발견할 기쁨은 무엇일까. 그나마 부러 기대를 심어 보는 겨울이 눈앞에 있다. 전생에 곰이었거나, 개구리였거나 하여간에 겨울만 되면 잠이 쏟아져 겨울잠을 자는데 참으로 그 단어가, '겨울잠'이라는 말이 귀엽고 포근해서. 때론 쉬어가도 된다는 낙낙한 격려 같아서 좋아하는 말.
곧 연말이라 다들 새해의 계획을 세우고 또 올해를 반성하는 시간을 갖겠지만 나는 그냥 포근히 겨울잠 자며 어떠한 계획도 세우지 않고 살아가야지. 매 순간 계획과 선택 속에 사는 우리인데 잠시 멈춰도 되잖아. 정말 정말 곰이 되어 한 숨 푸욱 자고 나니 봄이라면 정말 좋겠다. 그런 꿀 같은 깊은 휴식이 우리에게도 주어진다면 참 좋을 텐데. 헝클어지고 풀리다가도 다시금 엮이는 생각의 그물 속에서 긴 시간 멍 때릴 수 있다면 그야말로 개운한 시작이 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