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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바다섬 Jul 11. 2023

칼림바 연주회

"자! 그럼 지금부터 칼림바 연주회를 시작합니다."


오늘 우리반에서는 칼림바 연주회가 열렸다. 1학기 동안 창의적 체험활동 동아리로 칼림바를 배웠고 오늘이 바로 그 결과 발표회이다. 그동안 배웠던 곡 중에 가장 자신 있는 곡을 선택해서 외우고 연주하는 것이 목표였다.


우리반에는 칼림바를 처음 접하는 아이들이 많았지만 아이들의 연주 실력이 금방 금방 늘어서 놀라웠다. 아이들도 그런 점을 알기에 내 칭찬을 더 받고 싶어서 평소에도 칼림바를 즐겨 연주하곤 했다. 특히 아이들은 퍼프와 재키, 환희의 송가를 좋아했다. 악보에는 없는 화음까지 넣어가며 연습하는 모습이 너무 기특했다. 어떻게 이렇게 이쁘고 대견할까.


오늘 발표회를 위해서 아이들은 아침활동 시간, 쉬는 시간을 연습하는데 쓰고 발표회 시간을 맞이했다. 내가 만든 프레젠테이션에 따라 아이들은 순서대로 나오고 연주를 준비했다.


교실 가운데 의자는 하나. 그 주변으로 아이들이 오손도손 바닥에 앉았다. 연주자 아이는 의자에 앉고 주변 친구들 표정을 쓱 살피고 연주를 시작했다. 차분하면서도 고운 소리가 교실을 고요히 채웠다. 소리가 크지 않기에 모두가 귀를 기울였고 우리반 아이들 숨소리를 따라 칼림바 소리가 퍼져나가는 것 같았다.


"와~!! 준수 진짜 잘 친다."

"후~ 너무 긴장돼서 손가락이 달달 떨렸어요!"


아름다운 연주를 마친 아이들이 반응이 너무 귀여웠다. 한없이 까불까불 이리 튀고 저리 튀는 녀석들이 발표회라고 긴장을 다 하셨다니. 손과 발에 땀이 난다는 아이, 손가락이 떨린다는 아이. 등등 잔잔하고 아름다웠던  칼림바 연주와는 다르게 연주자들의 마음을 몹시 떨렸나 보다. 마지막 아이까지 칼림바 연주를 마치고 소감을 들어보았다.


"솔직히 우리반 애들 다 잘 친 것 같고요. 제 심장이 몸속에서 쿵쿵 뛰는 게 느껴졌어요."

"화음을 쌓아야 되는데 너무 긴장돼서 하나는 놓쳐서 조금 아쉬웠어요. 그래도 끝나니까 스스로 기특해요."

"긴장되긴 했는데 기분은 좋고 뿌듯해요!"


저 나름에 도전과 긴장을 이겨낸 아이들의 얼굴에는 뿌듯함과 기쁨이 올라온 것 같았다. 아이들에게 칼림바의 따뜻한 소리처럼 좋은 추억 하나가 더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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