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아침과 다르지 않게 시작되는 아침 시간이다. 어제 왔을 메시지를 확인하고 하루 일정을 확인하느라 바쁜 담임 선생님과 학기 초 선생님의 눈치를 살펴 가며 책을 읽고 있는 아이들. 조금은 서먹하고 잠이 덜 깬듯한 분위기의 교실이다.
눈을 끔뻑이는 교실을 깨운 건 수윤이었다.
"선생님~ 이거 봐봐요! 제가 선생님 주려고 가져왔어요!"
수윤이가 의기양양하게 내게 내민 것은 벚꽃이었다. 분홍빛으로 이쁘게 핀 벚꽃 한 송이. 올해 내가 본 첫 벚꽃이었다.
"우와! 벌써 벚꽃이 피었어?! 이쁘다! 고마워!"
"조심히 잡고 오느라 손가락 세 개가 엄청 시렸어요!"
꽃샘추위로 아침 바람이 시렸을 텐데 나에게 주려고 작고 여린 벚꽃을 손가락으로 조심히 집어온 수윤이의 모습이 그려지니 벚꽃이 더 소중하고 이뻐 보였다.
벚꽃이 여리기에 더 조심히 세 손가락만 써서 잡고 온 수윤이의 마음이 내 마음을 활짝 피게 해주었다. 고운 마음으로 오므렸던 손가락이 펴지며 벚꽃보다 더 이쁜 손꽃이 폈나 보다.
주변보다 마음속에 일찍 핀 벚꽃의 힘으로 오늘 하루도 아이들과 따뜻한 봄날을 만들어 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