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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섬 Jul 02. 2022

그림, 서로 의지하며 돌보다

장애_소로야


이 그림의 제목은 "슬픈 유산"이다. 스페인 화가 호아킨 소로야는 발렌시아 바닷가에서 우연히 목욕을 하는 아이들과 사제를 목격했다. 이들은 수도원에서 돌보는 버림받은 환아들이었다. 이 시기에 소아마비가 확산되어 다리를 못쓰는 아이들이 많았는데 몸이 불편한 장애 아동들이나 병에 걸려 몸이 아픈 환아들은 대부분 부모로부터 버림받았고 이들을 교회 공동체가 돌보았다. 당시 사회는 자녀들의 장애나 질병을 부모의 죄악이나 부덕함 때문이라 낙인찍었고 부끄러운 것으로 여겨 "슬픈 유산"이라 불렀다. 소로야는 이 작품을 소아마비 아이들에게 헌정했다. 이 작품에 대한 작가의 인터뷰가 있어 올린다. 스페인어로 되어 있는 것을 구글 번역기 돌렸다.


Joaquín Sorolla_Triste herencia (1899)



[예술에 대해 이야기하다 : J Sorolla의 슬픈 유산]

"어느 날 아침 나는 발렌시아 어부들을 스케치하느라 바빴습니다. 나는 멀리 바다 근처에서 한 무리의 벌거벗은 아이들을, 그리고 그들 가까이 있는 고독한 사제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들은 수도원에서 운영하는 San Juan de Dios 병원에서 돌보고 있는 아이들이었습니다. 중독, 맹인, 정신질환, 병약하거나 나병... 말할 것도 없이 불행한 이들의 존재는 나에게 고통스러운 인상을 주었습니다. 그 슬픈 유산은 내 악몽이자 두려움입니다... 모두 사실이지만 슬프네요... 너무 아름답고 너무 슬펐습니다..."


버려진 아이들은 각자 불편한 몸으로 서로를 부축하고, 물을 끼얹어주고 있다. 몸, 기능의 장애는 마음에 상처로 남는. 정작 이 아이들은 아무 잘못도 없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장애 때문에 부모에게 버림받은 것이라 자책한다. 부디 해변의 눈부신 햇살처럼 이 아이들이 밝게 자랄 수 있기를 빌어본다.


소로야의 작품 중에 인상 깊은 그림을 하나 더 소개한다. 이 그림의 제목은 문장으로 되어 있다. 그 문장 속에 작가가 불평등한 세상을 바라보고 느낀 모든 것과 말하고 싶은 모든 것다 들어있다. 이 작품의 제목은 "그리고 그들은 여전히 생선이 비싸다고 말한다."이다.


Joaquín Sorolla_Y aún dicen que es Pescado es Caro (1894)


어부가 고기잡이를 하다가 크게 다쳐 쓰러져 있다. 바다 위에서마땅한 치료방법이 없지만 고기잡이가 끝날 때까지 뱃머리를 뭍으로 돌릴 수도 없다.  뒤쪽 한 귀퉁이 끝에 그들이 이제까지 잡은 푸른 생선들이 쌓여있는데 그 양이 얼마 되지 않는다. 이제까지 그들이 애쓴 노동에 비해 어획량은 형편없다. 동료 어부들이 그를 돌보고 있다. 상체를 약간 높게 들어 올리고 가슴을 양손으로 지그시 누르고 있는 것을 보아 지혈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림에 선혈이 낭자하진 않지만 가슴을 누르는 천에 붉은빛이 비치창백한 피부색을 보면 아무래도 상처가 크고 깊어 피를 많이 흘린 듯 보인다.


다친 이는 어린 어부다. 얼굴이 보이지 않지만 앳된 소년이다. 소년의 가슴에는 메달이 걸려있다. 그를 위험으로부터 보호해 줄 신앙의 메달일 것이다. 하루를 시작하고 또 마칠 때, 그 메달에 입맞춤하며 무사 만선을 빌고, 탈 없는 하루에 대한 감사 기도를 렸을 것이다. 경험 많고 나이 든 선원 두 명 사이에 걱정스러운 침묵이 흐르고 있다. 이들은 소년의 할아버지나 아버지, 혹은 삼촌 일지 모른다. 가난은 언제나 대물림되니까. 어부들은 파도와 싸우며 목숨을 걸고 고기를 잡지만 사람들은 아랑곳없이 여전히 생선이 비싸다고 말할 것이다. 소름 돋는 현실 그림 속에 있고, 그림 속 사람들은 서로를 돌보는 것 외에 다른 방도가 없다.



 [소로야] 그림 출처 : JOAQUÍN SORO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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