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50대가 나의 30대에게
자기 자신의 하루를 만족하며 사는 사람은 드물다.
나름 새벽 3시 반에 일어나 열심히 산다고 자부하는 나조차도.
우린 과연 하루를 어떻게 살아내야 100% 만족스럽게 살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은 1달, 1년, 5년, 10년 후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고민하며 실천, 이를 달성해 가는 데 능하다.
하지만, 정작 이 시간들의 기본이 되는 하루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대해선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이 하루가 모여 1달이 되고, 1년이, 5년이, 10년이, 사람의 인생이 되는데도 말이다.
사람들은 하루가 끝나고 침대에 눕기 전 자신의 하루를 되돌아보며, 정리를 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이른 새벽 침대에서 일어나 하루를 계획하는 일로 바쁘다.
"오늘 하루, 만족스러웠는가?" - 반성 -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아야 할까?" - 계획 -
두 가지 질문, 반성과 계획. 우리에게 어떤 질문이 더 큰 도움을 줄까?
스스로 나름 커다란 화두를 던진 지 6개월이 지나자 서서히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우선 질문에 답을 하는 횟수가 차이 나기 시작했다.
정말 과업으로 정신없이 하루를 보낸 날은 질문에 고민할 시간조차 없이 잠들기 일쑤였다.
그날 하루가 내게 만족스러웠는지, 불만족스러웠는지 공란으로 비워지는 날이 늘었다.
하지만, 이른 새벽에 일어나 하는 계획은 빼먹으래야 빼먹을 수 없었고, 횟수는 차곡차곡 쌓여 갔다.
이런 차이는 횟수에서만 나지 않았다.
빼먹지 않고 하는 이른 새벽의 하루 계획은 어떤 식으로 남은 하루가 흘러갈지 윤곽을 잡아줬다.
모든 것을 초기화하고 시작하는 아침이니 쫓겨서 못하거나 까먹는 일도 없었다.
예상치 못한 일이 갑자기 닥친 하루와
대략이라도 어떤 일로 흘러갈지 윤곽이 잡힌 하루의 차이.
그 차이는 어리석은 나의 섣부른 예상보다도 컸다.
그림 그리기로 비유하자면, 그림을 목표로 한 기본적인 스케치가 완성된 상태의 하루.
망설임 없이 나머지 덧칠과 세부 묘사에 색칠까지 할 수 있는 추진력과 시간 절약을 덤으로 줬다.
오늘 무슨 일을 할지, 무슨 일이 일어날지 기본 윤곽이 그려진 하루와 그렇지 못한 하루는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커다란 차이를 보였다.
해야 할 일이 정해진 하루는
그 일을 완수할 책임을 자연스럽게 스스로 부여했고,
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갈 동기를 부여했다.
이른 새벽의 하루 계획은 분 단위, 시간 단위로 완벽하게 이루어지지 않아도 된다.
그럴 경우 오히려 부담감으로 꾸준히 할 수 있는 지속력을 잃을 수 있다.
절대 완수하지 못할 계획을 세우는 것은 금물이다.
너무 쉽게 달성할 수 있는 계획을 반복하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
경험으로 도출된 기준은 7대 3이다.
세운 계획 10개 중 3개 정도는 달성하지 못해도 된다.
만약 세운 계획 10개 중 10개를 모두 달성하는 날이 1주일 이상 반복된다면, 목표를 높여야 할 때다.
이 원칙을 지키면, 대략 하루 일과 중 70%는 업무와 자기 계발 등 목표 달성에
나머지 30%는 힐링, 창의적인 생각, 새로운 목표와 연계되는 아이디어의 창출 등에 쓰이게 된다.
또 다른 말로 30%는 하루 세운 계획에서 자유로운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간은 무계획의 시간으로 우연히 누군가 만나 예정에 없던 시간을 보낼 수 있고,
근처 서점에 들러 놀라운 책을 발견,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을 맞을 수도 있다.
조용한 사색의 시간도 물론 가질 수 있다.
문득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 나오는 명대사가 떠오른다.
"Life is like a box of chocolates. You never know what you're going to get"
(인생은 마치 초콜릿 상자와 같아. 무슨 초콜릿이 나올지 아무도 모르는 법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