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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Jul 15. 2024

생각에 관해 생각하는 습관

두 번 생각하면 인생 달라집니다


사람은 누구나 지금껏 살아오면서 경험한 일들과 지식을 바탕으로 판단하고 선택하고 결정을 내립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자신의 판단과 선택과 결정이 옳은 것이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그 순간에는 말이죠. 


경험과 지식으로 판단하고 선택하고 결정하는 일이 마땅하고 올바른 것이라면, 왜 인간은 후회라는 걸 하는 걸까요? 마땅하고 바람직한 결정이라고 생각한 일들이 왜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게 아니었구나 땅을 치는 원인이 되고 마는 걸까요?


누적된 경험과 지식이 어떤 선택을 내리는 데 있어 도움이 되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어떤 판단이나 선택이나 결정을 할 때는 경험과 지식 외에도 한 가지가 더 관여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은 바로 감정입니다. 


직장생활만 하다가 갑작스럽게 사업을 하기로 결정을 했었지요.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회사에서 10년 넘게 열심히 일했으니, 그런 태도로 일하면 무슨 일이라도 잘할 수 있지 않겠는가. 또, 회사에서 배우고 익힌 일과 사람에 대한 지식을 잘만 활용하면 어떤 사업이라도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습니다.


문제는, 경험과 지식만 가지고 사업을 벌인 게 아니라 당장 돈을 많이 벌어 부자가 될 거라는 기대와 흥분도 함께였다는 사실입니다. 큰돈을 들여 사업을 벌일 때는 이성을 토대로 한 합리적인 판단을 해야 합니다. 돈만 눈에 보였으니, 감정에 휘둘렸으니, 제가 가진 경험과 지식이 얼마나 부족하고 모자라는가 따져 볼 겨를조차 없었던 거지요. 


이미 많은 시간이 흘렀고, 감정에 치우친 선택을 한 결과에 대해 무거운 책임도 졌습니다. 억만금을 주고 인생을 배운 셈이라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허나, 그 시절 제가 딱 한 번이라도 "이것이 과연 올바른 선택인가" 스스로 질문을 던졌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실패가 최고의 공부라 하지요. 저는 과거 참혹한 실패를 통해 여러 가지를 배웠는데요. 그 중에서도 한 가지만 꼽으라면 단연코 '생각에 관한 생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생각이 꼬리를 문다는 말 들어 본 적 있지요? 저는 어떤 생각이 머릿속에 떠오르면 두 가지만 고민 되었습니다. 첫째, 빨리 실행하자! 둘째, 이건 안 되겠다! 실행하거나 하지 않거나. 이것뿐이었습니다. 


이 생각이 마땅한가? 이 선택이 올바른가? 더 나은 방법은 없는가? 무엇이 문제인가? 방해요소는 없는가? 해결책은 있는가? 돌발상황에 대한 대처방법은? 이 판단과 선택과 결정이 나와 내 인생에 도움이 되는가? 다른 선택과 비교해서 월등한 점은 무엇인가? 이런 다양하고 통합적인 생각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러니 망할 수밖에 없었던 거지요. 


길고 복잡하게 생각한다고 해서 무조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딱 한 번만이라도 자신의 생각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생각에 관해 생각하는 습관을 가지면 훨씬 나은 결정을 내릴 수가 있다는 말입니다. 


쉬운 예로, 홈쇼핑이나 쿠팡에서 물건 살 때를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이것이 지금 당장 나에게 꼭 필요한 물건인가? 구입하지 않아도 별 문제 없지 않은가? 필요성과 절실함인가, 아니면 충동인가? 이런 질문을 스스로 한 번만 던져도 마구 소비하는 습관을 멈출 수 있을 테지요.  


생각에 관해 생각하는 습관을 가진다 해서 우리가 무슨 엄청난 철학자나 사색가가 되는 건 아닐 겁니다. 하지만, 일상 생활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문제와 고민과 걱정거리들을 크게 줄이고, 자기 인생의 주도권을 쥐는 데에는 더 없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핑계와 변명이 툭 튀어 나올 때, 한 번만 더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자리에 없는 사람 험담이 입에서 나오려 하면, 잠깐만 멈춰 생각해 보길 바랍니다. 누군가를 증오하고 시샘하고 질투하는 마음 생길 때, 잠시만 멈춰 이것이 과연 마땅하고 바람직한 생각인가 짚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른 점은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지요.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제대로 써먹어야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본능에 따라, 욕망에 따라, 감정에 치우쳐 말하고 행동한다면 동물과 다를 바 하나도 없겠지요. 


습관으로 자리잡기 전까지는 일일이 생각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모든 일이 그렇듯이 일단 습관이 되기만 하면 많은 판단과 선택과 결정을 지혜롭고 현명하게 할 수 있습니다. 삶이 좋아지는 건 말할 것도 없겠지요. 


두 번 생각하는 습관은 글쓰기에도 도움 됩니다. 글감이나 주제를 정할 때에도, 부족한 분량을 채울 때에도, 자신을 성찰하거나 독자를 돕기 위한 메시지를 정리할 때에도, 생각을 생각하는 습관이 더 깊이 있는 글을 쓰게 해줄 겁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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