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곳을 향하여
인생에도 비바람이 붑니다.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도 많고, 사람 때문에 상처 받을 때도 있고, 절망과 좌절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 때도 셀 수 없습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힘들고 어렵다 느끼며 내 인생 왜 이런가 하소연과 푸념을 쏟곤 하지요.
즐겁고 기쁘고 행복할 때는 신이 나를 위해 모든 걸 챙겨준다는 생각이 듭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는 신이 나만 안 챙겨준다고 불평하지요. 심지어 신 따위 있지도 않다며 믿음을 저버리기까지 합니다.
신의 존재 여부를 떠나, 고난을 겪지 않는 사람은 없다는 사실 인정해야 합니다.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둔 사람들도 하나같이 힘들고 어려운 시절 다 겪었습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꽃길만 걸어온 사람 한 명도 없습니다.
문제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시련과 고난이 닥쳤을 때 어떤 마음으로 버틸 것인가 하는 것이고요. 또 하나는, 그럴 때 어떤 말과 행동을 해야 하는가 하는 겁니다.
마음은 분명합니다. 지금 이 비바람과 파도가 분명 나를 어디론가 데려갈 거라는 확신입니다. 순풍도 나를 이동시키지만, 태풍도 나를 변화시킵니다. 제가 겪었던 인생 파도는 늘 저를 더 나은 곳으로 데려다 주었습니다. 견디기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내가 지금 더 나은 곳으로 가고 있다는 신념을 잃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말과 행동도 명확히 해야 합니다. 불평, 불만 따위 절대 입에 올리지 말아야 합니다. 투덜거리고 빈정대고 남 탓하고 비관하고 자기 비하를 하는 것은 고난과 역경과는 상관없이 자기 삶을 엉망으로 만드는 말버릇입니다. 매일 해야 할 일 묵묵히 하는 것도 바람직한 태도입니다. 긍정적인 말을 반복하고, 무엇이든 할 일을 우직하게 하는 것. 이것이 고난을 통과하는 방법입니다.
먹고 마시고 즐겁게 떠들고 노는 자리에서는 그 사람의 진가를 알아보기 힘듭니다. 그럴 때는 다 '좋기' 때문입니다. 함께 등산을 해 본다거나, 여행을 해 보거나, 어렵고 힘든 프로젝트를 같이 해 보면, 비로소 그 사람의 진면목을 알 수가 있습니다.
사람은 힘들 때 진짜 모습 나옵니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그 사람이 하는 말과 행동을 보면 평생 같이 할 만한 사람인가 금방 판단할 수 있습니다. 편안하고 안락할 때는 세상 모든 사람 다 긍정적입니다. 분별력이 없지요. 고생을 좀 해 보면 그 사람 본성 나옵니다.
자신도 마찬가지입니다. 피곤하고 힘들 때 주로 어떤 생각과 말과 행동을 하는가. 스스로 지켜보면 자신이 어떤 존재인가 판단할 수 있습니다. 냉철한 사람일수록 자신을 제대로 보고 개선하고 나아갈 줄 압니다.
신념과 열정이란 말을 좋아합니다. 컨디션 좋을 때에만 신념과 열정 찾는 사람 얼마나 많습니까. 그래서는 안 됩니다. 진정한 신념과 열정은 가혹하다 싶을 정도의 벽을 만났을 때조차 흔들리지 않아야 합니다.
인생 파도도 방향이 있습니다. 나를 어디론가 데려간다 했지요. 그냥 좋은 상황만으로는 각성을 하지 않으니, 최악의 상황을 펼쳐 변화를 유도하는 겁니다. 욕하고 험담하고 비난할 게 아니라, 그 파도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몸을 실어야 합니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때의 비바람이 왜 내 인생에 일어났는가 이유를 명확히 알게 됩니다. 분명 삶이 더 좋아졌을 테니까요. 시련과 고난을 겪은 사람은 더 단단해지고 강해집니다. 인생과 맞붙을 힘이 더 강력해졌으니 성공 가능성도 훨씬 커졌겠지요.
사업 실패하고 감옥에 갔을 때는 정말이지 죽고 싶은 심정뿐이었습니다. 모진 세월 다 겪고 지금에 이르고 보니, 그때 그 고난과 역경이 제게 얼마나 많은 가르침과 깨달음을 주었는가 감사하기가 더 없습니다.
아울러, 그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책도 쓰고 강연도 하면서 다른 이들에게 도움도 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만약 제가 실패하지 않았더라면, 만약 제가 무너지지 않았더라면, 만약 태풍과 파도가 저를 덮치지 않았더라면, 저는 아마 지금도 고만고만한 인생 간신히 살고 있었을 겁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실패는 자신감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세상으로 나와 보니, 더 많은 실패 혹은 더 참혹한 실패를 견뎌낸 사람일수록 목소리가 크더군요. 공익근무 출신보다 특전사 출신이 할 말이 더 많고, 동네 앞산 다녀온 사람보다 히말라야 올라 본 사람의 목소리가 더 컸습니다.
딱 하루만 지켜보아도 가슴 답답한 일이 차고 넘칩니다. 누군가의 한 마디 때문에 속상하고, 상사의 호통과 선배 및 동료와의 의견 차이가 스트레스 받게 합니다.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도 많고, 사람에게 뒤통수 맞는 일도 허다합니다.
하루는 살아가는 게 아니라 살아내는 듯합니다. 견디고, 버티고, 이겨내고. 매일 이렇게 살아가야 한다는 현실이 때론 버겁고 아프기도 하지만, 덕분에 우리가 매일 더 강해지는 것도 사실이지요.
힘든 일, 가슴 아픈 일, 괴로운 일들이 우리를 지옥으로 몰고 가는 게 아니란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성취와 성장과 극복을 통해 더 나은 존재, 더 나은 삶으로 향하고 있다고 믿는다면, 적어도 오늘을 견디기가 한결 수월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오늘 우리에게 불어닥칠 비바람과 파도가 또 우리를 어디로 데려다줄지, 걱정보다는 기대를 해 보는 하루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