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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Nov 18. 2024

글쓰기, 러닝머신과 달리기

앞으로 성큼성큼 나아가는 언어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생산적인 하루를 보낼 수 있습니다. 미라클 모닝이 중요합니다. 늦잠 자는 건 나쁜 습관입니다. 늦게 일어나면 하루를 제대로 살아갈 수 없습니다.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키우는 게 중요합니다.             


위 글을 읽어 보면 어떤 느낌이 드나요? 총 5개의 문장으로 이루어진 문단인데요. 5개 문장이 모두 같은 의미입니다.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 한 문장이면 충분합니다. 같은 의미의 내용을 계속 반복한 탓에 지루하고 재미 없는 글이 되어버렸죠.


글을 쓸 때는 기억해야 할 원칙들이 있습니다. 쉽게 써라, 짧게 써라, 문단 기준으로, 핵심 메시지를 선명하게 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문장으로 이어가며, 독자를 배려하는 글 써야 한다 등등. 그 중에서도 오늘은 "중복하지 마라!"라는 원칙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용기를 가져야 한다. 용기는 꼭 필요한 인생 태도이다. 용기를 가져야 무슨 일이든 도전할 수 있다. 용기 없는 사람은 인생 패배자로 살게 된다. 용기는 연습과 훈련으로 단련 가능하다.             


같은 단어 '용기'가 계속 되풀이 됩니다. 중복은 가독성을 방해합니다. 굳이 중복하지 않아도 독자가 충분히 알고 있는 단어는 생략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용기를 가져야 한다. 꼭 필요한 인생 태도이기 때문이다."처럼 써도 아무 문제 없습니다. 오히려 그 뜻이 분명하고 읽기에도 담백합니다. 


같은 단어를 중복해서 쓰는 것은 습관 문제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쓴 탓에 자신이 중복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퇴고할 때는 되풀이하고 있는 단어를 찾아 삭제하고, 문장을 자연스럽게 이어붙이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단어뿐만 아닙니다. 맨 처음 제시했던 글처럼 같은 내용 중복도 읽기를 방해합니다. 독자는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여 책을 읽습니다. 굳이 읽지 않아도 되는 '같은 내용'을 계속 반복해서 읽느라 소중한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게 된다면, 작가 입장에서는 독자에게 손해를 끼치게 되는 셈이죠. 


단어 또는 구절의 중복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문장을 단문으로 쓰는 겁니다. 단문이란, 하나의 문장에 주어와 서술어를 하나씩만 쓰는 짧은 문장이란 의미입니다. 생략 가능한 주어는 생략하고, 방금 제시한 단어는 지시어를 사용하거나 생략해도 무방하다는 거죠. 


단문으로 쓰면 문장을 탁탁 끊어 쓰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내용이 전진한다는 뜻입니다.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를 향해 문장이 나아가다가, 마무리에 이르러 독자들로 하여금 "아하!" 깨달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식입니다. 


러닝머신이 딱 좋은 예입니다. 열심히 뛰지만 제자리입니다. 앞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집밖으로 나가 달리기를 하면 몸이 계속 앞으로 나아갑니다. 글을 쓸 때는 러닝머신 위에서 달릴 게 아니라, 목적지를 정하고 뛰어야 합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습관 들여야 합니다. 새벽에는 정신이 맑고 집중이 잘 됩니다. 이럴 때 생산적인 활동을 하면 그 효율이 훨씬 높습니다. 중요한 일을 먼저 한 후에 하루를 시작하면, 그 만큼 여유로운 오늘을 보낼 수도 있지요. 미라클 모닝으로 주도적인 하루를 보내세요!            


처음과 마지막에 핵심 메시지를 장착했습니다. 가운데는 왜 일찍 일어나야 하는가 근거를 제시함으로써 핵심 메시지를 뒷받침했습니다. 무조건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사실만 되풀이한 글보다 한결 의미 있는 글이 될 수 있습니다. 메시지를 향해 앞으로 치고 나가는 글에 대해 생각해 볼 만합니다. 


좋은 말도 여러 번 들으면 잔소리 된다 했지요.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똑같은 내용을 표현만 약간 바꿔 가며 계속 되풀이하면, 독자 입장에서는 그 말이 그 말 같아서 글에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합니다. 


초보 작가 중에는 글을 많이 쓰는데도 자꾸만 그 내용이 그 내용 같아서 답답하다 하소연하는 경우 많은데요. 수십 년 살아온 우리가 쓸 내용이 고만고만하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첫째, 인생 기억을 재생하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고요. 둘째, 단어나 구절의 중복을 없애야 합니다. 셋째, 단문으로 치고 나가면서 메시지와 뒷받침 문장 등에 대해 고려해야 합니다. 


글쓰기란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여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최종 목적지는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가 되겠고요. 시작부터 목적지까지 이르는 모든 문장은 "이유, 근거, 사례, 인용, 경험 등"으로 채워져야 합니다. 


토론할 때 같은 말만 계속 되풀이하면 어떤 느낌이 들까요? 네, 그렇지요. 억지나 고집을 부리는 막무가내 태도로 여겨집니다. 왜 그러한가? 관련 경험은 무엇인가? 다른 사례는 없는가? 그래서 요지는 무엇인가? 이렇게 똑 부러지게 말해야 토론에서도 힘을 가질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 보고서 쓸 때도 다르지 않습니다. "경비를 줄여야 한다!"는 말만 계속 되풀이하는 보고서는 쓸 필요도 없습니다. 현재 우리 회사 경비 지출 상황은 어떠하고, 그래서 무엇이 문제이며, 해결 방안은 무엇이고, 근거는 또 무엇이며, 그로 인한 효과는 어떠하며, 따라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말이든 글이든 일목요연이 중요합니다. 듣는 사람 읽는 사람을 배려하고, 귀에 눈에 쏙쏙 들어갈 수 있도록 말하고 써야 마땅합니다. 말 잘하는 사람은 논리가 명확합니다. 글 잘 쓰는 사람은 메시지가 분명합니다. 러닝머신 위에서 제자리 맴도는 글 말고,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언어를 사용하도록 연습해야겠습니다. 


같은 말을 되풀이하면 더 이해가 잘 될 것 같지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똑같은 말을 계속 중복하다 보면, 그 어감이나 뉘앙스에 묘한 차이가 자꾸 발생하여 오히려 헷갈리고, 그래서 오해와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간결하게, 단호하게, 명확하게, 쉽게, 짧게! 무슨 말을 전하려는 것인가. 근거는 무엇인가. 확실하게 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글쓰기 연습이고 훈련입니다. 


말과 글을 분명하게 사용하는 습관 만들면 타인과의 소통은 물론이고 자신을 드러내는 데에도 큰 효과가 있습니다. 영향력을 갖출 수 있다는 뜻입니다. 지금은 개인이 자신의 경험과 지식과 지혜를 공유하면서 기업을 일궈낼 수 있는 충분한 기회가 주어지는 세상이지요. 결국은 말과 글이 우리가 지닌 최고의 무기인 겁니다. 


글 쓰는 사람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언어를 통해 깊이 생각하고, 어휘력과 문장력을 발휘하여 자신과 타인을 돕는 인생 만들어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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