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

As always

by 한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지만, 전 그럴 만한 능력이 있지 않습니다. 죄송합니다.



입사 8개월, 처음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제시한 연봉이 높아 합리적 의심이 들어 여러 의문을 던졌지만 그분은 막힘없이 답했다. 오래전부터 회사에서 지켜봤다며 내게 느껴지는 절박함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산소호흡기를 메고, 45도에 육박하는 공간에서 광부로 일한 적이 있다. 30분마다 물을 마시지 않으면 탈수가 와 변기 위에서 한 시간 넘게 기절해 있던 날들이었다. 샤워기를 틀면 몸 곳곳에 박혀 있던 작은 돌들이 떨어져 검은 물이 흘러내렸고 점심시간에는 흡연장 한쪽에 쪼그려 앉아 도시락을 먹으며 그 시간을 버텼다.


설상가상으로 같이 일하던 동료들 중 일부는 전자발찌를 찬 전과자였다. 이 사실을 굉장히 늦게 알았는데 그들의 선의마저 의심해야 했던 타국 생활이었다.




현재, 영하 10도를 웃도는 날씨에 입던 가디건을 벗고 적정 온도 25도의 공간에 있다. 깔끔한 건물 안, 식당에서 따뜻한 밥을 먹고, 식곤증을 커피로 눌러가며 하루를 보낸다. 예전의 경험을 빗대어 현재 삶을 비춰보면 이 자리는 과분하다. 그러기에 기회를 준 이들에게 최대한 도움이 되고자 내 자리를 데운다.


정중한 말을 골라 거절 의사를 표현했다. 누군가를 속여가며까지 내 안위를 챙기고 싶지 않았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