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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만 쓰는 나라에서 한국인의 위치

by 아이비 IVY SHINYDAYS

(저의 개인적인 경험담입니다.)


예전에 언젠가 영어 ESL 수업을 들을 때, 같은 수업을 듣던 외국인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한국인들은 이런 걸 왜 다 아는 거야? "

속으로 생각했다.

"너희는 대체 왜 모르는 거야?"

하하하


한국인들이 대체로 나서지 않고, 말도 잘 안 하고 가만히 앉아 있다가, 뭘 시키면 다 대답은 맞게 하니까 신기했나 보다.



한국인 특성(?)상 아는 것도 아는 척하거나 과하게 적극적이지 않고 가만히들 있다 보니, 아무래도 어떤 티가 나지 않는다. 조용히 앉아있던 한국인들이 읽기나 답을 채우는 문법 같은 것들을 할 때는 잘하는 걸 보고 신기했던 모양이다. 이럴 때는 '주입식 교육도 좋은 점이 있구나~ ' 싶은 생각이 든다.


한국인들은 시험 점수 위주의 영어공부를 해왔기 때문에, 강점도 있지만 사실 현실 세계에서는 단점이 참 도드라진다.


언어라는 것이 기본 적으로 '소통'이 되어야 하는 건데, 소통보다는 1:1 매칭표현과 문법 위주로 영어를 공부했기 때문에 현실에 맞지 않는 표현들도 많다. 언어는 단어 자체 하나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게 실제로 쓰이는 말들을 배워야 하는데, 그와 반대로 공부를 해왔던 우리는 레벨 테스트에서는 제일 상위에 있지만, 정작 말과 소통은 제일 낮은 레벨이 된다.


내가 근처 대학 ESL 프로그램에서 레벨 테스트를 받았다. 레벨은 높게 나왔다. 한국인들은 누구든 레벨이 잘 나오는 편이다. 하지만 실제로 수업이 시작되면, 힘들어하며 다들 낮은 반으로 옮겨간다. 이게 현실이다.


어디 가면 점수는 잘 받지만 실제로 사용하려고 하면 못한다. 지나친 인풋 위주의 공부가 낳은 부작용이다. 인풋은 많으나 아웃풋이 되지 않는다. 원어민들도 가끔 이해되지 않는 눈빛들로 쳐다본다. 읽기 쓰기가 되는데 왜 말하기만 잘 안 되는지 신기하다는 눈빛도 받아봤다.


나는 교육 전문가는 아니지만, 누군가를 가르쳐 본 적은 있다. 그때 알았다. 배움과 가르침이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것을.. 정말 즐거웠다. 내가 새롭게 배우고 그것을 또 다른 이에게 전달한다는 그 자체가 참 재밌었다. 무언가를 가르친다는 것이 참 즐거운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배우는 것도 그렇게 즐거웠으면 한다. 배움 자체가 재밌으려면 살아 숨 쉬는 것을 배워야 한다.


그리고 언어라는 것은 살아 숨 쉬는 그 자체를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현실 세계에서 실제로 사용이 가능하다. 현실에서 사용하지 못하는 언어공부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실제로 사용이 가능해지고 소통이 하나 둘 되는 경험을 하면 점점 더 재밌어질 것이다. 재밌는 공부를 하다보면 실력도 점점 더 빠르게 늘 것이다.


인생에서 가장 확실한 공부는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모든 것을 '직접' 경험할 수 없는 저마다의 상황이 있으니, 그 '경험'을 다른 이를 통해 하는 '간접 경험'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 간접 경험으로 참 많은 것을 배웠다. 그래서 나도 나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 '누군가에게는 아주 작은 힌트 라도 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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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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