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데이트(아이들을 따로 모여 놀게 해주는 것)
첫째가 좋아하는 친구들을 불러 집에서 놀게 해주고 싶었다. 참 고마운 아이들이다. 우리 딸이 이 아이들 덕분에 잘 적응한 것 같아 정말 고마웠다. 성인이 된 이후로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다. 어린아이들에게 고마움이라는 감정을 느껴보니, 이것도 또 새롭다.
미국에 온 지 대략 1년 3개월 정도 되었을 때쯤, 아이들은 일상생활에 지장 없는 정도의 영어 실력을 갖고 있었다. 친구도 사귀고 같이 놀기도 하고, 어울리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이제 엄마인 나만 잘하면 되는 것 같았다.
여름방학이 시작되기 전,
이 고맙고 예쁜 아이들을 초대하고 싶었다. (방학이 되면 각자의 일정이 있으니,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엄마인 내 연락처와 시간 우리 집 주소 등을 적은 초대장을 만들어 학교 가는 아이에게 챙겨줬다. 아이는 신나는 얼굴로 학교에 등교했다.
그리고 아이들의 엄마들에게 문자가 왔다.
딱 한 명을 제외한 다른 아이들은 모두 가능하다고 했다. 오겠다고 했다. 우리 첫째의 얼굴이 환해진다. 왜 이렇게 이런 순간들이 감동적일까. 갑자기 외국인이 된 삶 속에서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고 잘 지내는 내 아이가 고마웠고, 내 아이와 친구가 되어 따뜻하게 대해준 아이들도 정말 정말 고마웠다.
드디어, 정해진 날짜가 왔다.
나는 아침부터 손님초대 준비에 바빴다. 한식도 준비할까 했지만, 아직 어린아이들(2학년)이다 보니, 낯선 것보다는 편안하고 익숙한 간식들이 좋을 거 같아 피자, 도넛, 스낵 등을 준비했다.
약속시간이 되니 띵동! 띵동! 현관문의 벨소리가 울리고 친구들이 하나 둘 도착했다. (아이만 데려다 주고 데리러 오고 해도된다. 엄마가 꼭 함께 하지 않아도 된다. 보편적인 문화다.) 뒷마당에 준비해 둔 물놀이 도구들이 큰 몫을 했다. 물놀이를 하며 즐겁게 놀다가 먹다가를 반복하는 아이들..
까르르 웃는 그 웃음소리가 참 예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