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머스의 배송서비스 분석(1)
오랜만에 글을 쓴다.
바빴다는 핑계를 대보며, 최근 진행한 프로젝트와 관련된 글을 써보려고 한다.
이번 글은 배송 서비스에 관련한 글이다.
커머스의 기본 프로세스는 주문하고 배송받는 기능이다. (1)주문을 하면 (2)물건을 보관한 창고에 주문이 들어가고, (3)창고에서 물건을 준비해서 (4)주문한 주소지로 물건을 보낸다. 그리고 '쿠팡', '네이버'를 비롯한 최근 대부분의 커머스에서는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며 사용자들에게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다.
빠른 배송 서비스를 커머스에 구현하기 위해서는 물류와 엮여 정말 다양한 고민들이 필요하다. 이번 글에서는 그 중 배송 받는 주소지와 상품을 내보내는 출고지의 관계에 따른 특징에 대해서 분석해보고자 한다. 이 관계에 따라서 구현할 수 있는 UX의 요소가 많이 달라지게 된다.
커머스에서는 주로 아래 3가지 케이스 중 한개에 해당한다.
1. 주소지에 따라 출고지가 달라지며, 그 출고지가 1개일 때 (eg. SSG)
2. 주소지에 따라 출고지가 달라지며, 출고지가 N개일 때 (eg. 배달의 민족)
3. 주소지에 따라 출고지가 달라지지 않으며, 출고지가 N개 일때 (eg. 네이버)
(여기서 "주소지"는 사용자가 배송을 받는 주소, "출고지"는 플랫폼에서 상품을 내보내는 곳을 칭한다.)
이번 글에서는 각각 케이스의 사례를 살펴보고 UX를 분석해보고자 한다.
※Declaim: 네이버 쇼핑의 경우에도 판매자가 특정 배송 지역에 대해 출고지를 다르게 설정해 놓은 경우, 구매자의 배송지 주소에 따라 해당 출고지에서 상품이 발송될 수 있다는 내용을 확인한 바 있다.
(단, 3번 케이스에서 가진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 같아 3번으로 소개해본다)
이 케이스의 예시는 SSG.COM의 쓱배송이다.
SSG는 회원이 설정한 기본 배송지 정보를 기반으로 상품이 출고되는 출고지가 바뀐다. 이에 따른 큰 특징은 2가지가 있다.
주요 특징 1) 배송지를 바꾸면 상품풀이 바뀐다.
배송지를 바꾸면 → 출고지가 바뀌게 되고 → 출고지에서 보유하고 있는 상품 재고에 따라 상품 종류와 재고가 바뀐다.
주요 특징 2) 도착 예정 시간이 상품이 전부 동일하다.
재고가 있는 상품이 모두 한 출고지에서 배송되기 때문에 상품이 한번에 같이 배송될 수 있다. 즉, 상품의 도착 예정 시간은 모두 동일하다. (배송되는 시간을 간략한 표로도 제공되고 있다.)
그 외에 세부적인 특징도 살펴보자.
세부 특징 1) 상품의 도착 예정 시간이 모두 동일하면, 상품목록에서 1번만 노출할 수 있는 UI가 구현될 수 있다.
세부 특징 2) 리뷰 볼 때, 해당 지점의 리뷰만을 모아볼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세부 특징 3) 제주/도서 산간 지역에서 새벽배송 등이 불가능한 지역이라면, 앱에서 새벽배송 아이콘 자체가 사라진다.
이번 케이스의 예시는 배달의 민족의 '음식 배달 서비스'로 가져와 보았다. (B마트 경우에는 1번 케이스에 가까운 것 같아 음식 배달 서비스로 한정한다) 배달의 민족 같은 경우에는 배송 받을 주소지를 기반으로 해당 지역에 배달 서비스가 제공 가능한 가게들과 메뉴들이 노출된다.
배달의 민족의 '가게'를 일단 커머스의 '출고지' 개념으로 생각해보자
주요 특징 1) 배송지를 바꾸면 출고지(가게)가 바뀐다.
1번 케이스와 마찬가지로 배송지를 바꾸면 배송지에 배달 가능한 출고지(가게)가 바뀌게 되어 가게(상품)풀 자체가 바뀌게 된다.
주요 특징 2) 도착 예정 시간이 출고지(가게)마다 & 배송지마다 다르다.
출고지가 N개이며 출고지마다 주문 마감시간이 다르다. 또한 배송받는 곳의 거리에 따라 배송 소요시간이 다르게 된다. 즉 출고지마다 & 배송지마다 각기 다른 도착 예정 시간을 가지게 된다.
일반 커머스의 케이스도 한번 살펴보자. 일반 커머스에서도 출고 센터를 N개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고, 각 출고지마다 가지고 있는 상품군이 다를 수 있다. (1센터에서는 A브랜드, 2센터에서는 B,C 브랜드 등) 이 경우, 각 출고 센터의 사정에 따라 주문 마감시간과 배송 예상일이 각각 달라질 수 있다.
세부 특징 1) 비로그인 혹은 회원의 주소지가 없을 때, 가게 목록 자체를 확인할 수 없다
주소지에 따라 가게가 매우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배달의 민족 같은 경우에는 기준으로 사용할 '배송지' 정보를 필수로 노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치를 해둔 것 같았다.
(1) 배달의 민족은 앱 신규 시작 시, 주소 등록을 필수로 유도하고 있었고 (https://easybaemin.com/basic/2/) (2) 중간에 로그아웃하더라도 이전 배달 주소지가 기록되어 그 주소 기반으로 노출된다. (로컬에 이전 배송지 정보를 저장을 해두는 걸까?)
세부 특징 2) 제주/도서 산간 지역이어도 도착 예정 시간이 빠를 수 있다.
주소지를 기반으로 주변에서 가까운 출고지(가게)를 기준으로 노출되기 때문에, 제주/도서 산간 지역이어도 도착 예정 시간이 빠를 수 있다. 단, 주변에 가게가 없다면 '텅'으로 보여지는 UI를 가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확인해볼 케이스는 네이버 쇼핑이다.
※Declaim: 네이버 쇼핑의 경우에도 판매자가 특정 배송 지역에 대해 출고지를 다르게 설정해 놓은 경우, 구매자의 배송지 주소에 따라 해당 출고지에서 상품이 발송될 수 있다는 내용을 확인한 바 있다. 단, 2번의 특징보다 3번 케이스에서 가진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 같아 3번으로 소개해본다)
네이버에서는 배송지에 따라 빠른 배송 서비스를 받아볼 수 있는 지역과 아닌 지역의 갭이 큰 것이 특징이라고 느꼈다. 주소지를 '제주도'로 변경해가면서 확인해본 내용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주요 특징 1) 배송지를 바꿔도 상품풀이 달라지지 않는다.
주소지를 바꿔도 똑같은 상품들이 노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상품 목록에 ‘주문 불가'라고 노출하되
상품목록에서 상품을 제거하지는 않고 있다.
주요 특징 2) 도착 예정일이 상품마다 다르다.
출고지 가지고 있는 상품이 다른데, 출고지마다 배송지로 상품을 보내는데 걸리는 시간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상품마다 도착 예정일이 다르게 표기될 수 있다.
세부 특징 1) 제주/도서 산간 지역일 때 도착 예정일이 뒤로 미뤄져서 보이거나 주문을 할 수 없다.
출고지마다 배송지로 상품을 보내는데 걸리는 시간이 각각 다르고, 거리가 멀수록 배송이 오래걸린다. 따라서 제주/도서 산간 지역일 때는 같은 상품이라고 하더라도 받을 수 있는 도착 예정일이 더 오래 걸린다.
이에 따라 상품목록에서 '주문 불가'하고, 상품상세에서는 아예 주문을 할 수 없는 UI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세부 특징 2) 로그인을 하지 않은 경우, '강남구'를 기준으로 도착보장일을 계산하여 노출한다.
빠른 배송 서비스를 강조하기 위해, 미로그인 유저를 대상으로는 가장 배송을 빨리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을 하나 선정하여 노출하고 있다.
상품마다 도착보장일이 다른지,
배송지에 따라 만나볼 수 있는 상품이 달라지는지 등
구축되어 있는 물류 형태에 따라 노출할 수 있는 UI의 형태가 달라지게 된다.
배송 서비스를 기획하게 되었다면, 우리 회사의 물류 상태와 앞으로의 확장 계획을 먼저 참고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