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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유나 Feb 22. 2024

这里 这里 _ 여기 여기! 편순이의 민원처리

40대 편순이의 기록



*참고로 위에 쓴 这里 这里는 그냥 여기 여기!라는 말을 파파고에 찾아 썼다.



지하철 역 근처에 호텔이 있어서 편의점에 외국인 손님이 종종 온다. 하루는 진열 좀 하고 있는데 누가 개선장군처럼 의기양양 가게로 들어섰다. '누구지?' 하며 바라보니 중년의 남자 외국인 손님이다. 그는 손에 들고 있는 무언가를 눈앞에서 연신 흔들어댔다. 그게 뭔지 알아차리기 힘들 정도로. 귀에 꽂히는 속사포 같은 그의 말을 이해는 못 해도 뭔가 물건에 대한 그의 불만은 제대로 느껴졌다.  


내가 건네받은 건 카드였다. 외국손님의 경우 교통카드가 잘 안 된다거나, 카드 속 금액의 환불을 원하거나 아니면 금액 조회를 원하는 일이 종종 있다. 난 카드를 들고 포스기로 향했다. '보아하니 카드가 작동이 안 되나 본데. 그래요 손님, 잔액이 얼마나 있나 봅시다'라고 생각하며 나는 잔액조회 버튼을 눌렀다. 


조회불가

포스 기는 아무런 작동을 하지 않았다. 

뭐지? 포스기가 인식을 못하나. 


한 번 더 시도하다 그래도 안 되길래 카드를 다시 살펴봤다. 앞면은 너무 낡아 그림이 거의 다 날아간 상태. 그럼 뒷면은? 이건 뭐지? '티머니' 글자를 기대했건만 희미하게 남아 있는 글자, 그것은 HOTEL. 이건 호텔룸키였다. 순간 정신없이 들어와 내 눈앞에서 이 카드를 흔들어대며 큰소리로 뭐라 뭐라 쏟아낸 그의 모든 행동이 리플레이되며 성질이 확 났다. 난 호텔키라고 알려주며 할 수 있는 최대치로 째려봤다. 그는 잠시 멈칫하더니 내가 그러거나 말거나 다시 카드를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가게 밖에 있는 누군가를 향해서 말이다.  그의 언성은 아까보다 분명 더 커졌다.  


그는 미안해하는 기색은 1도 없다. 그 흔한 쏘리도 없다. 

그래, 안 그런 사람이 더 많은데 난 오늘 그런 사람을 만난 것뿐이야. 

오늘은 그런 날일 뿐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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