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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꺼꿀이 Feb 16. 2023

enfj와 istp

희망편

<희망편>

부끄럽지만 나는 사람을 좋아하기도 하고 싫어하기도 한다. 사람한테 받은 상처를 사람한테 치유받는 것이 너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람한테 상처를 많이 받았기에 이런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그 뿐만 아니라 외향적인 성격 탓에 이사람 저사람을 가볍게 많이 만나기도 해서, istp에 비해 사람에 대한 사건사고도 많이 발생하는 편이다.


지금부터 얘기하고자 하는 일 또한 결국 내가 사람을 너무 좋아해서 이사람 저사람 만나다보니 생긴 일이었다. 꽤 친하게 지내던 사람이 한 명 있었는데, 그 사람과는 istp와도 아는 사이였다. 아무튼 그 사람과 나는 사적으로만 만나다가 같이 프로젝트를 하게 될 일이 생겼는데, 그 때 사달이 났다. 이건 나의 글이니까 나한테 아주 편향되게 글을 쓰겠다. 그 xx는 진짜 짜증나고 이기적이고 오만한 꼰대였다. 별 것도 아닌 걸로 트집잡고 내가 굉장히 부족한 부분이 있는 사람처럼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고 다녔다. 나는 참을 수 없었고, 말도 안되는 걸로 트집잡는 그 xx를 더 이상 볼 수가 없었다. 그 뒤로 나는 아예 인연을 끊었다. 그 사람 또한 내 단호한 태도에 당황한 것 같아 보였으나 상관없었다. 나는 나를 위해 그 사람을 다시는 보지 않기로 결정했다.


여기서 끝날 내가 아니지. 나는 istp에게 오장육부에 담겨있던 그 사람에 대한 분노를 모두 얘기했다. 물론 ! istp는 뜨겁게 반응하지 않았다. 걔가 이상한 사람이네- 정도의 담백한 반응을 보였다. 나의 뒷담화는 istp와 함께라면 활활 불타오르지 못한다. 뭐 언제나 그렇듯 그냥 그렇게 끝나버릴 줄 알았는데…


어느 날 istp에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둘 다 의아해했고, istp는 혹시나 직장에서 온 전화일까봐 조심스럽게 전화를 받았다. 연거푸 여보세요? 누구세요? 를 반복하던 istp는 그제서야 그것이 그 싹퉁바가지에게서 온 전화라는 것을 알았고, 왜 전화했냐며 용건을 물었다. 그 사람은 istp에게 왜 자기 전화번호를 삭제했냐고 물었고, istp는 변명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어버버대다가 전화를 끊었다. (그 사람은 그냥 istp의 안부를 묻고자 전화한 거였다. ) 그 때 정말 옆에서 웃음 참느라 죽는 줄 알았다.


e : 내가 그 사람 싫어해서 전화번호 삭제했어 ?

i : 아니 뭐 딱히 그런건 아닌데,,, 그런 걸로 하자.

e : 사실 아닐거라고 확신해. 그럼 왜 삭제했어 ?

i : 그냥 이제 평생 안 볼 것 같은 사람들 전화번호는 다 삭제했어. 좀 거슬리더라고.

e : (꽤나 감동)


아무 생각 없이 한 istp의 행동이겠지만, 나한테 나쁘게 행동했던 사람이니까 평생 안보려고 하는 그의 마음… 아니면 이것도 enfj 특유의 꼬리 물기 생각일수도 ! 아무튼 우리의 희망은 이런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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