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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도연 Nov 04. 2024

다시 만나고 싶었던 다정한 뮤지션

HIPPO CAMPUS의 두 번째 내한공연

미국 밴드 Hippo Campus와의 두 번째 내한공연을 준비하게 되었다. 이들은 2019년 3월 처음 만난 아티스트로, 코로나를 지나 2024년 11월에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당시 가장 유명한 곡 중 하나가 ‘Bambi’여서 살랑거리는 팝 분위기를 예상했지만, 폭발적인 락 에너지로 가득 찬 라이브는 그야말로 대반전이었다. 동창들끼리 모여 시작된 팀답게, 다섯 멤버가 서로 주고받는 호흡도 인상적이었다. 공연을 보고난 이후 나는 ‘South’라는 노래를 가장 좋아하게 되었다. “Go down to south, south”라며 천천히 쌓아올리다 터트리는 구성이 라이브에서 엄청난 파워를 발휘해, 여전히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https://youtu.be/n1x5KjPR54U


또한, 밴드가 "역대 최고"라 자부한 정규 앨범 Flood를 발표한 후 펼쳐지는 공연이기에, 5년 사이 이들이 얼마나 더 성장했을지 기획자가 아닌 팬의 입장에서도 기대가 크다. 음악적으로도 그렇지만, 진실되고 따뜻한 다섯 청년을 다시 만난다는 사실에 반가운 마음이 앞선다. Hippo Campus는 페미니즘 이슈 같은 사회적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으며, 바른 가치관을 견지하며 늘 신중하게 행동하는 밴드다. 더 많은 이들이 이들의 음악을 알고 사랑해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즐거운 기억으로 가득했던 첫 내한공연 중에서도 특히 잊지 못할 순간이 있다. 공항에서 멤버들을 픽업해 호텔로 향하던 길에, 그들은 한국어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Thank you’를 어떻게 표현하냐는 물음에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를 알려주며, 좀 더 편하게는 ‘고마워’라고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디칼로가 “그럼 친구 사이에서도 쓸 수 있어?”라고 물었고 나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 다음 그는 내 눈을 진지하게 바라보며 또렷한 발음으로 “고마워”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그 순간 느꼈던 몰려오는 따뜻한 감동과 꼭 닮고 싶은 그러한 센스를 잊지 못한다.



내가 만든 공연에 와달라고 말하는 것은 항상 조금 쑥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Hippo Campus의 공연 경험이 얼마나 대단하고 즐거운지를 이미 한 번 겪어봤기 때문에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자기들처럼 아무 것도 아닌 밴드가 말그대로 세계 반대편(미국-한국)에 와서 이렇게 공연을 하게 되다니 정말 꿈만 같다고 이야기했던 네이던의 이야기가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다시 만나고 싶었던 히포 캠퍼스. 그들이 올해 11월 한국에 온다.


https://youtu.be/vDuggyfwKWc?si=A8uA6L0vQx5nGvH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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