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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호야 Apr 28. 2022

31. 내 손으로 라자냐를 만들다니!

치즈로 덮으면 다 그럴 듯해 보인다.

 친구들 초대를 코 앞에 두고, 상으로 정형외과에 가기 위해 재택을 신청했다(서울이 아니라서 병원들이 다 멀고 일찍 닫는다). 렇지만 재택의 목표는 인터넷으로 잔뜩 봐 둔 태국요리 재료들이 도착하기 전에, 이미 있는 재료들을 써서 냉장고를 비우고 새 메뉴를 연습해기였다. 토마토 마리네이드는 다 처치했으니, 다음 목표는 저번에 만든 라구소스 처리였다. 라구 라자냐를 만들어보자!


  레시피를 검색해보니, 대충 베사멜소스를 넣은 버전과 아닌 버전이 섞여 있었다. 뭔지도 잘 모르겠고 다들 맛 설명도 안 해주시더라. 귀찮으니 그냥 안 바르고 해야지~ 하고 보니, 베사멜 소스를 안 발라도 오일을 그릇에 바르고 시작해야 하더라. 에잇, 어차피 귀찮을 바에는  베사멜소스를 만들어보기로 했다(무슨 논리인지는 모르겠지만 귀찮은 거 감수하는 김에 내리 다 하는 건 생각보다 자주 하는 일이다).


<라구 라자냐 만들기>
1. 라구 소스를 만든다.
2. 라자냐면을 끓는 물에 3장 넣고 3분 정도 삶는다.
3. 소스팬에 버터 10g을 녹이고, 동량의 밀가루를 넣어 잘 풀다가 우유 60ml를 넣고 베사멜소스를 만든다. 대충 시판 크림스프 정도의 되직함으로 만들었다.
4. 그라탕기를 꺼내서 베사멜소스를 깔고, 라자냐면을 올리고(크기가 안맞으면 조금 잘라서 겹친다), 라구소스를 얹고 치즈를 뿌리고, 다시 면을 얹고 반복!
5. 200도로 예열한 오븐에 호일을 덮은 채로 넣어서 10분, 호일 빼고 5분 굽는다.
라자냐면이 생각보다 커서 냄비에 잘 안 맞았다. 어차피 오븐 하니까 3분 끓이랬는데, 소스를 만드느라 3분 하고도 불 끄고 방치해서 거의 다 익었다.
박스 안에 비닐이 따로 없고 바로 면이 들어있는데, 그래서인지 박스에 봉인할 홈을 만들어놔서 편리했다.
검색한 레시피는 2인분, 30g이었는데 우리 집 버터는 10g이길래 그냥 다 1/3로 줄였다. 밀가루 10g은 그냥 버터 용기로 퍼서 계량했는데 얼추 맞았던 것 같다.
완성된 베사멜 소스. 간을 해도 된다는데 우리집 치즈는 짜서 따로 간을 하지 않았다.
생각보다 우리집 그릇이 작았다! 다음엔 더 큰 그릇에 해야겠다. 가위로 대충 잘라서 이렇게 겹쳤다.
그리고 소스만든다고 면을 방치한 나머지 냄비 바닥에 붙어 다 찢어졌다...ㅠ
이러고 10분,
호일 빼고 5분 돌리니 요 상태.
왜 있는지 모르는 피자 커팅기로 샥샥 굴리니 잘 잘렸다.

 라구 소스가 막판에 모자라서 아쉽긴 했지만 맛있었다! 사실 그냥 치즈가 다 한 메뉴인 것 같기도 하다. 치즈 그라탕은 맛이 없을 수가 없지, 아무래도.  베사멜소스의 용도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바닥에 면이 붙지 않아서 설거지는 간편했다. 치즈는 여러 가지가 섞인 트레이더스 슈레드 3색...? 치즈인데, 고다의 향이 꼬릿하니 꽤 잘 어울렸으나 호불호가 있을 것 같다. 생각보다 그럴듯해서, 손님 왔을 때 그럴듯하게 내놓을 만한 메뉴 하나 겟챠. 위에 경성치즈 하나 샥샥 갈아서 올리고, 허브도 좀 얹으면 더 그럴듯했을 것 같은데 재택 혼밥메뉴여서 패스했다. 하하.


 밖에서 사 먹을 때는 엄청 비쌌던 것 같은데, 뭐가 다른 걸까? 주말에 손님 올 때 혹시 하게 된다면 라구소스를 다 써서 시판 라구 소스로 해야 할 것 같지만, 그것도 그것대로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음. 다음에는 라구에 가지도 넣고 왕창 재도전 해서 보관해 둬야겠다. 언니한테 물어서 큰 그릇도 찾았으니, 다음에는 2인분도 가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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