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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없는 피크닉존의 시작

우리는 왜 혼자 놀지 못하는 걸까?

“언니, 작은지구랑도 우리 놀자!” 작은지구를 위한 실험실(이하 작은지구) 의 멤버이자 나의 동생인 정다운이 꺼낸 쓰레기 없는 피크닉존이 2년 뒤에 커다란 행사로 바뀌었다. 이 말을 꺼낸 정다운은 “이게 아니었는데…”라며 나직히 말했다.


그간 작은지구의 행사 중 가장 규모가 컸던 쓰레기 없는 피크닉존은 치밀한 기획에서 시작된 것은 아니다. 우리 모임의 시작이 그러했듯이 갑작스레 뛰어들게 되는 활동 사이에서, 활동(회의회의또 회의)이 아닌 제대로 놀아보는 무언가를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활동이 또 다른 활동으로 이어져 놀기위한 틈을 내기 어려웠고 미루다 미루다 올해 6월에 진행했던 스몰웨이브프로젝트 smallwaveproject* 때 급작스레 자리를 마련하게 되었다. 여기서 우리는 조금 더 한 발짝 나아가고 싶었다. 작은지구끼리만 해도 되지만 우리가 하는 방식의 피크닉을 더 많은 분들이 함께 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피크닉원(?)을 모집하게 되었다.


* 스몰웨이브프로젝트 smallwaveproject는 작은 움직임이 커다란 변화의 파도를 만든다는 의미로 제로웨이스트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일상의 실천을 소개하고 함께하자 제안하는 프로젝트이다.


6월 5일 환경의날을 맞이하여 제로웨이스트를 위한 ‘없이사장’을 마치고 다음날 6월 6일 쓰레기 없는 피크닉존 참여를 사전신청폼을 만들고 참가자에게 줄 선물을 마련했다. 누군가의 지원도 받지 않는데 작은지구는 더 많은 참여자를 마련하는 방법을 고민했고, 작은지구의 작디작은 씨앗기금에서 비용을 꺼내야겠다 싶은 시점에 가치상점에서 전날 없이사장에서 판매한 순수익을 기부받고 다시쓰는그랩에서 밀랍랩을 지원해주셨다. (이런 천사같은… 사장님. 작은지구의 씨앗기금도 다시쓰는그랩 @gwrap_kr 사장님 덕분에 생겼다.이 글을 보는 당신이 밀랍랩을 산다면 다시쓰는그랩을 깊게 추천하고 싶다.)


사전신청한 5팀. 그 중 인맥을 이용한 3팀을 제외하고 모르는 2팀이 신청했다.  의외의 신청자를 발견하고 신기한 마음으로 우리는 일요일 방화수류정 피크닉존으로 모였다. 정부 방역지침에 따라 돗자리 위 4인 이내로 앉았다. 플라스티바이바이에 참여하는 가게에 가서 골고루 용기내어 음식을 받아왔다.  


*플라스틱바이바이는 가게에서 발생하는 일회용 플라스틱을 줄이기위해 용기내 환대, 일회용품 전면 비치 안하기, 공유텀블러 등에 참여한 가게를 부르는 말이다. 




놀기 위해 모인 방화수류정은 사실, 수원에 산다면 사람 많은 주말에 가지 않는다. 여행객으로 가득차있기에 방화수류정의 주말을 처음보았다. 코로나 방역지침은 돗자리 위에서만 4인 이하를 지켰을 뿐, 방화수류정 내 돗자리간 간격이 거의 보이지 않을만큼 가득 채워졌다. 피크닉을 즐기는 방법은 달랐지만 위아더원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다보니 우리의 점같은 행동은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 수 많은 피크닉 중 하나일 뿐이었다. 반대로 그 만큼 수 많은 피크닉에는 일회용품이 자리했다. 하루에 20L 봉지를 홀연히 가지고 집으로 향하는 가족의 모습을 보면서 오늘 하루 나온 쓰레기량을 머릿속으로 세어보았다.



방화수류정에 모인 사람들을 어림잡아 200명으로 본다면

4인 가족 하루 쓰레기량이 20L, 4인기준 50팀. 50팀 x 20L 쓰레기 = 1000L

1000L라니... 말도 안돼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위해 다른 셈법을 가지고 왔다. 모든 사람이 20L 쓰레기 봉투를 들고 가지 않아니 2인기준 피크닉세트에는 일회용컵(컵, 홀더, 뚜껑) 6개, 빨대 2개, 음식이 담겨진 종이펄프 2개를 쓴다면 총 10개의 낱개 쓰레기, 2인기준 100팀. 100팀이 x 10개 1000개

자꾸만 1000으로 맞춰지는 숫자에 작은지구는 좀 덜 괴롭지 않기위해 눈을 흐리게만 떴다. 그래도 일회용쓰레기는 확대한것처럼 너무 잘 보였고, 수 많은 일회용품 속에서 덜 괴롭고자 시선을 돌려 더 열심히 놀았다. 환경 보드게임도 하고 피크닉은 우쿨렐레라는 공식을 가진 길길님은 우쿨렐레를 연주해줬다. 사랑은 은하수 별다방에서 악보가 나온 것으로 보아 10년 전 배웠을 것으로 추정되는 악보를 보며 연주하면서 쓰레기량을 잊고자 노래를 열심히 불렀지만, 머릿속엔 1000개의 쓰레기가 남았다.



작은지구를 위한 실험실 연구원 다정이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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