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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유정 Feb 05. 2022

자연의 선물 02. 냉장고 속 든든한 양배추

양배추 덮밥

계절마다 생각나는 음식이 있다. 시장이나 마트에서 제철 음식을 만나면 반갑고 어떤 요리를 해먹을지 마음이 설렌다. 모두 저마다의 추억을 가지고 있는 제철 음식을 먹으며 계절의 변화를 실감한다. 제철음식은 사계절마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다. [자연의 선물] 칼럼에서는 푸드스타일리스트로 활동 중인 저자가 제철 재료로 만든 먹음직스럽고 건강한 요리를 소개한다.


서양 배추라는 뜻에 무색하게도 양배추는 우리 식단에 자주 오르는 식재료 중 하나이다. 1880년대부터 우리나라에서 재배된 양배추는, 매운 요리가 많은 한식과도 궁합이 잘 맞는다. 매운 요리에 함께 활용하면 익힌 양배추 특유의 달콤함이 매운맛을 중화해주기 때문이다. 공처럼 크고 묵직한 양배추를 한 통 사다 놓으면 마음은 든든하지만 생각보다 자른 단면의 갈변이 빠르기 때문에, 왠지 모르게 빨리 처리해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들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 불편하더라도 겉 잎부터 하나하나 떼어서 요리하는 것을 선호한다. 단면의 갈변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조금 더 오래 보관이 가능하다.


양배추는 사계절 내내 재배가 가능한 채소이지만, 늦은 겨울부터 봄까지 수확된 것이 가장 달고 맛있다고 한다. 올리브, 요구르트와 함께 서양의 3대 장수 식품에도 손꼽히는 양배추가 위에 좋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양배추의 주요 성분인 비타민 U가 위염, 위궤양 등의 위장병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또한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다이어트에도 좋은 음식이다. 변비로 고생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양배추와 요구르트를 갈아 마셔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양배추는 버릴 것이 없는 완전식품이다. 단단한 겉 잎은 볶음요리에 적합하고, 부드러운 중간 속잎은 그대로 채로 썰어 샐러드를 만들어 먹어도 좋다. 또한 양배추 심지는 많이 폐기하는데, 이 또한 흙이 묻은 부분만 제거하여 채소 육수에 함께 활용하면 좋다.


나는 식사에 샐러드를 곁들여 먹는 것을 즐기는데, 양배추를 채썰어 토마토와 함께 발사믹 비니거를 뿌려 먹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 생 양배추 특유의 아삭함과 향을 즐길 수 있고 왠지 모르게 건강하게 먹는 느낌이 나기 때문이다. 남편은 케첩과 마요네즈를 섞어 먹는 것을 좋아하는데, 돈가스와 곁들여먹는 샐러드 느낌이 난다. 양배추를 큼직하게 썰어 라면에 넣어 먹는 것도 맛있다. 어떻게 먹어도 맛있는 양배추를 빨리 소진하고 싶다면 양배추 덮밥을 추천한다. 양배추는 익히면 숨이 죽기 때문에 볶아서 덮밥으로 먹으면 많은 양을 먹을 수 있다. 감칠맛이 뛰어난 양배추와 집에 남은 닭가슴살을 활용한 간단한 양배추 덮밥 요리를 소개한다.



양배추 덮밥

[재료 : 2인분]

양배추 1/4개 (또는 큰 잎 8~10장), 닭가슴살 1개, 청양고추 1개, 대파 1/2개, 마늘 2쪽

소스 : 굴소스 1큰술, 간장 1큰술, 올리고당 1/2큰술

냉장고 자투리 재소 활용 가능

[만드는 법]

01 / 양배추는 한 입 크기로 큼직하게 썰고, 대파는 큼직하게 다진다. 청양고추는 어슷 썰고, 마늘은 편썬다.


02 / 닭가슴살은 후추와 소금을 뿌려 밑간해둔다. 닭가슴살이 없다면 베이컨을 활용해도 좋다.


03 /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중불에서 마늘과 대파를 향이 올라올 때 까지 볶는다.


04 / 양배추, 닭가슴살, 소스 (굴소스, 간장, 올리고당)을 넣고 양배추의 숨이 반 정도 죽을 때까지 센 불에서 볶는다.


05 / 청양고추를 넣고 빠르게 볶아낸다. 기호에 따라 달걀프라이도 함께 담아낸다.



양배추 보관 Tip

양배추는 자른 후 보관하면 단면이 검게 변하므로, 통으로 보관 후 겉 잎부터 하나씩 떼어 사용한다.

양배추의 심지를 자른 후, 물기가 있는 키친타올을 심지 대용으로 넣은 후 랩에 잘 싸서, 은박지퍼백에 넣어 보관한다. (시리얼이 담겨있는 지퍼백 등을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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