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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지감자 Jul 17. 2020

걷기

10년 전 시작했던 국토종단 이어 걷기

10년을 보내온 시간에 의미를 두고 싶었던 마음과

불안정한  지금의 시간을 지나고 있는 나에게 용기를 주고 싶었던 마음이 만난 것 같다.


10년 전 재입사라는 쉽지 않은 선택을 하면서 ,  꾹꾹  발에 힘을 주며, 걸었던 길 위에서의 을  일상에서 잊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 홀로 프로젝트 국토종단 시작했다.


재입사 후 몇 회 정도 걷고.. 잠시 멈길이

10년이란 시간을 보내고 나서야  다시

그 길 위에 서있을 수 있었다.


1구간 :  통일전망대 입구 → 고성군청

 2구간 : 고성군천 → 속초 터미널

3구간 : 속초 터미널 →낙산해수욕장

4구간: 낙산해수욕장 →송천떡마을

 *송천떡마을에서 명개리를 넘어 구룡령 옛길, 오대산길  교통편 불편해서 따로 보충하기로 하고 점프

5구간 : 강릉→ 정동진 


2010.5.6부터 시 2020.6.27부터 

     다시 이어 걷기

6구간 : 정동진 → 망상해수욕장  주변

   *망상에서 동해안까지 점프.. 다리에

 무리가 왔는지 도저히라는 단어가  생각남



2020.6.27 정동진

 옛 기억을 가득 담고 있을 법했던 역사의 모습과 찻길의 낭만은 느낄 수 없었지만, 여러 겹의 추억들을 담고 있는 바다는 그대로였고,

기억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공간  충분 허락해 주었다.


 많은 인파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가족단위, 연인, 라이딩 멤버들로 조금의 혼잡함을

더해고 있었.

정동진의 바다는  가족과 연인의 바다라는 점은

변하지 않은 것 같다.


몇 시간의 긴 호흡으로 걸어야 하는  오늘 코스

나름전략은 짧게, 짧게, 목표지를 정하고

목표지에서 숨 고르기를 하며, 길에 욕심을 내지 않기. 너무 오랜만에 시작한 스타트인 만큼

몸에 무리를 주면 안 되기 때문에  더 이상 무리다 싶을 때 멈추기로 하는 세 개 정도의  나와의 약속을 하며 걸었다.


정동진에서 첫 번째 목적지 심곡항까지는 지도상 1시간 정도 소요시간이 나왔지만 도착할 때쯤  몸은 두 시간 이상 걸은 것 같은 무거움이 몰려왔다.

약속대로 심곡항 입구 편의점에서  다시

정비를 한다. 그제야 심곡항이 눈에 들어왔다.

심곡항 자체의  아담한  항구에 비해  주차장이

커 보였다.

심곡항에서  금진항의 이동경로는  해안도로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바다가 아닌 파도가 무섭게 느껴진 건 처음이었던 것 같다. 뉴스에서 가들었던 ` 너울성 파도 조심하세요`라는  멘트가 몇 분 동안 떠나지 않았고,  긴장하며 걸었다.

파도가 덮쳐 모든 것을 휘감아 가도 모를 것 같은  길은,  옆 차도로 달리는  차들이 있다는 게  그나마 안도가 되었다.

차 소리 반, 파도소리 반 을  담으며.. 구간을 빨리 벗어났다.

구간을 벗어나 다음 만난 바다는 장마가 오기 전의

바다를 즐기삼삼오오 사람들이 보이는 여유가 흐르는 모습 잠시 보여주었다.


금진항에서 금진해변으로 이동할수록 이전에 보지 못한 나에게는 생경한 모습이 펼쳐졌다.

핑을 즐기는  이들과 이들을 담고 있는 숙소. 해변이 모두 하나가 되어 있는 듯한 마을이 보였다.

젊음을 제대로 보여주는 바다에 나도 일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조금만 더 젊었다면... 서핑을 즐길 수 있었을까.

파도의 흐름에 따라 파도를 타는 서퍼가 한없이

부러웠다.

이번 길의 주인공은 왠지 여기가 될 것 같다.


서퍼의 꿈을 잠시 꾸다. 금진항

어쩜 바램 이란걸 길을 걷다가 했기 때문에

해답을 얻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해안까지 걷는 건 숫자상의 의미 되는 건 아닐까... 그만 걷고 싶은 걸까... 반문하며 발은

옥계해변을 향하고 있었다.

해변이  솔나무 사이로 보였지만  눈으로만 바라 볼뿐 발걸음은 그쪽으로 향해지지 않다. 내 몸의 무리가 오기 시작하는  3시간째를  넘어가고 있었다

다리에 점점 힘이 가해지면서 온통 신경은 내 몸과 지도에 있다.

그때쯤 휴식을 취해야 함을  지나고 나서야 알고. 후회를 한다.

해안도로 끼고 걷던 길이  국도 쪽으로 들어서고,

자전거길로 안내를 하고 있다.

지리한 길이 시작하면서 다리의 압박은 더 게 느껴졌다. '좀 전 옥계해변에서 쉴 껄 '  뒤늦은 후회를 또 한다.

 위에서 후회는  후진은 없고 멈추거나 직진인 것 같다.

동해안 자전거길.  이길의 끝은 부산인가...

버스정류장 보일 때마다 셔 다.

그래도 쉽게 회복이 되지 않고,

한 도로를 계속 걷는 게 더 힘들게 했다.

너~무 힘들다 할 때쯤 바다가 보였다.


바다가 힘의 원천이 된 걸까.. 오르막길을 쭉쭉 올라

미친 아이 차럼  소리를 냅다 질렀다.

'아자! 아자! 할 수 있다. 내 이름은 ㅇㅇㅇ입니다.'

이름은 강한 힘을 발휘하는 것 같았고, 무엇보다

혼자만의 만족감과  재미를 줬다.

몇 시간을 속으로만 되내이다 뿜어낸 아우성은

속이 시원했다.


힘든 구간을 간신히 넘기고 바닷길옆에 

자전거길을 금세 차분히 걷는다.


안전하기도 했고, 지도를 살피며 걷지 않아도 된다는 게 몇 시간 만에 자유로움을  줬다.

걷기에 집중된 잠깐의 시간은

을 느끼고,  걷고 있다는 그 자체 잠시 느끼게 해 준다. 이 호사에 감사다.

괜스레 마음의 무게도 잡아보고, 분위기도 살짝

잡으며

`언제고, 지나가는 길.. 지금이 힘들다고 실망해

하지 말자.' 라고  무게도 잡아 보게 한다.


감사도 하고, 다짐도 하고, 멍하게 걷기만 하기도 하고, 다리가 아파 잠시 멈추기도 하고 , 끝이 보이지 않은 이 길을 향해 눈을 흘겨보기고 하고...

드디어 눈앞에  동해안 자전길의 끊어지는 갈림길이 나타났다.

선택할 수 있다는 게 이렇게 감사했던 건지...

짧았지만 여러모로 깨우침이  많은 시간들을 

보냈다.


조금의 망설임 없이 직진이다.


다리에 무리를 넘어 한계가 갑자기 왔다.

이곳이 어디인지 얼마큼 가야 하는지 다시 정비가

필요로 했다.

망상해수욕장 주변, 동해안 까지는 2시간을 더 가야

하는... 갑자기 신발을 봤다.

10년간을 함께 여행 다닌 신발 수명도 다했는지

밑창이 떨어져 있었다. 그래서 발이 자꾸 뭔가가

걸린 느낌이었나.. 신발 땜이 안 되겠다.

오늘 길은 여기까지

종료하기로 한다.

정동진부터 망상해수욕장 주변 20km , 4시간 정도

걸었다고 데이터는 나오는데 뭔가 이상하다...

시간이 너무 짧다.... 5~6시간 걸은 것 같은데..


다음 길은 동해안부터 시작, 7구간을 터치하듯

기차에 올랐다.


국토종단이라는  의미다는  지금을 지나고 있는  에게 응원을 보내는 이어 걷기 가 되길 희망해본다.


2020.6.27.6구간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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