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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올신 Jul 27. 2022

위기를 기회로

진심 마케팅

위기를 기회로

전국적으로 확산한 비브리오 패혈증으로 인해 횟집들의 매출은 바닥으로 치달았다. 우리 가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최악의 매출을 기록하며 준비해 놓은 재료들을 버리는 날들이 늘어났다.


남편을 조르기 시작했다. 때려치우자고! 업종을 변경하자고! 남편은 남편 나름대로 가장이라는 부담감 때문에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도 매출이 늘어나지를 않자 지속해서 남편에게 업종을 변경하자고 했다. 늘어나는 마이너스 통장을 본 남편이 3개월 만에 신문광고를 보고 결정을 내렸다. 신문광고는 아르헨티나 수입 곱창집 모집 광고였다. 3개월 만에 내린 결정이라 난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장사 비법]

아니다 싶으면 빠른 결단을 내려라.

3개월간 매출을 비교해보고 하락세가 계속됐다면

생각을 달리 할 필요가 있다.



본사와 취급점 계약을 맺고 한가지 약속을 했다.

지방의 특성상 수입 곱창의 선호도는 높지 않으니 한우 곱창도 팔자고 했다.


동네에서 맛집으로 소문난 횟집이 곱창집으로 업종을 변경했다는 소식은 큰 이슈였다. 호기심으로 찾아오는 손님으로 3개월간은 장사가 잘되었다. 흔히들 말하는 오픈발이 끝나자 수입 곱창을 전문으로 팔던 우리 가게의 매출은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ㅠ 안 되겠다 싶어 닥치는 데로 요리를 추가했다. 콩나물 불고기도 팔고 돼지갈비도 팔았다. 결과는 암담했다. 오히려 손님에게 무슨 곱창집에서 돼지갈비를 파느냐는 핀잔도 들어야했다. 창피했다. 어떻게든 살아보려 한 것이 오히려 독이 되었다.


장사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싶었다. 자존감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손님들을 마주하기가 두려워졌다. 하루하루 버티는 것도 쉽지않아 가게를 내놓았다.


우울한 마음이 지속되고 있을 때 부동산에서 연락이 왔다. 계약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것이었다. 곱창집의 매출 하락으로 권리금도 못 받고 싸게 내놓았는데 작자가 나타났다고 하니 심란했다.


부동산과 만나기로 한 1시간 전에 남편이 울면서 얘기했다. 한 번만 믿어달라고! 생각하고 있는 게 있으니 자기를 믿고 계약을 파기하자고 했다. 남편의 계획을 듣고 다시 한번 힘내보기로 했다. 계약을 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미안했지만, 우리가 살기 위해 내린 결정이었다.


남편의 계획은 수입 곱창을 모두 없애고 한우 곱창만 파는 것이었다. 마케팅의 마자도 모르지만 9,900원의 전략을 써보자는 것이었다. 그 당시 한우 곱창 1인분 가격이 13,000원이었는데 9,900원은 파격가였다. 한우 곱창도 아무 지역에서 받는 것이 아닌 특정 지역의 곱창만을 사용하기로 했다.


수입 곱창과 함께 한우 곱창을 팔아서인지 이미지를 바꾸기는 쉽지 않았다. 마진은 생각할 수도 없었다. 손님들의 의심을 풀기 위해 진심을 팔았다. 수년간 지속해서 9,900원의 가격을 유지하고 곱창의 퀄리티와 양과 맛도 다른 곱창집들보다 훨씬 월등했기에 손님들이 믿어주기 시작했다.


아무런 홍보도 없이 꾸준하게 진심을 다해 장사를 하다보니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기존에 장사가 잘되던 곱창집보다 우리 가게에 손님이 더 많아지기 시작했다. 특정 지역의 한우 곱창만을 취급하고 곱창의 곱은 꽉차있으며  우리만의 양념을 개발해 한우 대창의 맛을 내다보니 손님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남편의 진심이 통했다!!



[장사비법]

마진을 생각하고 장사를 하면 망한다.

최소한의 마진을 생각하고 가게를 알려야 한다.


[장사 비법]

물건을 팔기전 진심을 팔아라.

눈에 보이지 않는 진심이 쌓이면 매출은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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