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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범또또 May 02. 2022

치유, 그 어려움에 대하여

영화 <목소리의 형태>(2016) 리뷰

범또또평점 4.0 / 5점

로튼토마토 미정(평론) 미정(관람)

네이버평점 8.86(남자) 8.55(여자)

"한줄평 : 남에게 상처 준 그 이상 힘들어야 하는 가해자"


'리뷰왕 범또또'에 드디어 애니가 들어왔다. 사실 나루토나 원피스 같은 흔한 애니도 잘 안 보는 나지만 영화로 만들어진 일본 애니는 종종 보는편이다. 그 중 <시간을 달리는 소녀>와 같이 일본 로맨스 애니 영화의 정석도 봤었고, <하울의 움직이는 성> 같은 명작들은 당연히 챙겨봤다. 눈 빤짝거리는 그 그림체가 가~끔은 거리를 두고 싶지만 감성을 건드리는 데에는 일본 애니메이션만한게 없다. 내가 아니라 세계적으로 일본 애니메이션은 알아주기에...


<목소리의 형태>는 친구 추천을 받기도 했고 워낙 주변에서 얘기를 많이 들었기에 한번 보려고 했는데 이번에 운이 좋게 넷플릭스에 있어서 보게 되었다. 스포 아닌 스포를 하자면 '따돌림(왕따)'에 대한 이야기이다. 왕따였는데 나중에 괴롭힌 사람을 찾아가 혼내준다거나 왕따를 이겨낸 극복 이야기가 아니라, 왕따로 인해 생긴 피해자와 가해자가 어떤 방식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치유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였기에 나름 솔직하고 신선하게 봤다. 뭐 가해자를 미화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솔직히 어린 시절에 얼마나 나쁜 맘을 먹고 친구를 따돌리고 괴롭힐까. 물론 그 행동은 분명히 잘못된 행동이지만 어린 아이(초등학생)는 아직 가치관이 잡히지 않았기에 평생 낙인으로 찍기에는 무리라고 생각이 든다. 개인적인 생각.


지금부터는 살~짝 스포있는 리뷰입니다.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파랑색 X표'로 가려진 친구들의 얼굴이다. 비슷한 상황을 인스타그램에서도 볼 수 있다. 우리는 인스타그램에 많은 친구들이 있지만 모두 친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인스타그램에서는 이를 위해 '친한친구'라는 목록을 따로 만들기도 하고, '제한이나 차단'을 통해 우리의 정보가 공유되는 것을 방지한다. 주인공 이시다는 초등학교 때 왕따 가해자에서 피해자가 된 이후로 다른 친구들의 말을 귀기울여 듣거나 세심히 보지 않는다. 우리가 어떤 것에 집중할 때 들리는 차 소리나 다른 바깥 소리들처럼 이시다에게 친구들은 '차단'되어 있는 상태이다. 보이기는 하지만 집중하지 않기에 그냥 흘러갈 뿐이다.

'차단'된 친구들

그런 이시다는 '죽음'이라는 큰 장벽 앞에 마주하고 나서야 조금 용기를 내기 시작한다. 똥머리 소년 나가츠카를 도와주는 적극적인 행동을 보이고 결국 친구까지 된다. 초등학교 때 멀어진 친구를 다시 직접 찾아가 대화도 해본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이 큰 잘못을 지었던 니시미야를 찾아가 그녀를 도와주기까지 한다. 그 과정에서 마음이 조금씩 열리고 친구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니시미야가 뛰어내리려고 할 때 이시다는 또 한번 성장하게 된다. 물론 타인의 죽음이 가까운 순간이었지만 자신이 가장 잘못했던 사람이기에 누구보다 본인의 잘못이라고 생각하며 그녀를 말렸을 가능성이 크다. 그 짧은 순간에 이시다는 반성과 또 한번 용기를 낼 것을 다짐하며 본인을 희생하여 니시미야를 구해낸다. 그리고 학교에 가서 다른 친구들에게도 마음을 열기로 결심하며 당당히 치유가 된 이시다로 거듭난다.

치유의 과정 후 눈물을 흘리는 이시다.. ㅠㅁㅠ

왕따 가해자인 이시다가 피해자가 되고 불쌍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자체에서 불편함을 느낄 사람들도 많을 것 같다. 실제로 괴롭힘을 당한 사람은 그 시절이 평생 잊지 못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트라우마가 생기기도 하며 인생을 살아가면서 하나의 걸림돌로 작용한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가해자가 용서받고 치유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힘들다는 것을 강조한다. 두번이나 죽음을 마주해야 할 정도로 힘든 일이다. 물론 그럼에도 용서할 수 없다는 사람들의 마음도 이해가 된다.


초등학생 때나 중학생 때나 사실 너무 어리다. 가치관이 형성되는 과정이기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어린 시절 한 말이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는 평생 트라우마로 남는 것은 더더욱 끔찍한 일이다. 불완전한 상태에서 생긴 일들로 평생이라니. 아무래도 가정교육 밖에 답이 없는 것 같다만 정부에서도 국민들의 심리에 대해서 치료하는 복지도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사실 고등학생도 어려..

영화 얘기를 너무 안 한 것 같아 조금 덧붙이자면 연기야 뭐 2D 친구들이니 따질 수 없고, 스토리도 지루하게 잘 흘러 갔으며 과거와 미래를 중간중간에 섞어서 보여주는게 조~금 어렵기는 했지만 무난하게 볼 수 있었다. 어쨋든 내용이나 교훈이나 신선하고 재밌는 애니메이션이니 한번 보는 것 추천! 학교에서 틀어주면 더더욱 좋을 것 같은 영화였다. 넷플릭스 귯!




줄거리 포함 리뷰는 '리뷰왕 범또또'에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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