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동 큰다우리발도로프어린이집
공벌레 으 징그러
아니야 엄마
공벌레는 미정선생님 친구야
징그러 하지마
거미다 나는 거미가 무서워
아니야 아니야
거미는 미정선생님 친구야
무서워 하지마 엄마
화를 내도 괜찮대
너무 너무 화가나면
참지말고 얘기해도 된대
미정선생님이 그랬어
어린이집 늦었다
엄마가 마음이 급하네
엄마 미정선생님이 급하게 하지말래
부지런히 하래
미정선생님은 크니까
밥을 이~만큼 먹어
나도 많이 먹고
미정선생님처럼 엄청 크고 싶어
엄마 나는 미정선생님이
너무 너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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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가 어린이집 다닐때 들려준 말들이 보석처럼 예뻐 알알이 모았더니 시가 되었다. 아이의 말을 모으기만 해도 시가 된다.
며칠 전 둘째 아이가 졸업한 어린이집을 지나다 그 시절이 떠오른다. 어린이집 벽면엔 아름다운 라주어 페인팅이 되어 있다. 아이는 구로동 큰다우리발도로프어린이집에 다녔는데 아침이 되면 팔랑팔랑 나비처럼 날아 어린이집으로 날아갔더랬다. 여섯살, 일곱살 무렵에는 퇴근해 데리러 가면 왜 이렇게 일찍 왔냐며 자기가 놀 시간이 부족하다고 타박을 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따뜻하고 소박한 어린이집에서 아이는 사계절을 느끼며 천천히 단단하게 자랐다. 나는 늘 어린이집과 선생님들께 마음 깊이 감사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