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바보는 자기 세상의 한계에 흐뭇해하며, 현명한 자는 세상의 한계를 너머 느껴지는 거대한 세상을 상상하며 가슴이 뛴다.’
2.
내 머릿 속에 박혀있는 문장이다. 나는 바보였기 때문에 잘 안다. 내 세상이 전부인 줄 알았다. 더 이상의 배움 조차도 반갑지 않았다. ‘책을 읽어야 바다같은 넓은 세상에서 사람들과 소통한단다.’ 한 멘토의 말 한 마디가 10대 시절 나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이어 세상은 바다처럼 넓다는 걸 깨닫고, 우물 안 개구리가 나라는 걸 느꼈다.
3.
배우는 삶은 생각보다 당연시 여겨진다고 생각하지만, 꽤나 당연하지 않다. 인간은 쉽고, 즉흥적인 걸 사랑하기 때문이다. 설계 자체가 게으르고, 편안한 걸 지향하기 때문이다. 난 단순히 이 지식 하나를 믿고, 내 선택과 반대되는 행동을 해왔다. ‘A를 선택해야지.’ 하는 마음이 들었으면 B를 선택한다. 그때 뇌는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들고, 마음은 괜히 불편했다.
4.
그런 선택들이 모여 생각 이상으로 잘 됐다. 배운다 리는 건 어쩌면 자신의 세상에서 벗어나겠다는 강렬한 의지다. 내가 맞다에서, 나는 무엇이 맞는가를 탐구하는 아주 흥미롭지만, 새롭고 고통스러운 환경으로 이사하는 것과 다름없다.
5.
한번 이 늪에 제대로 빠지기 시작하면 점차 벗어난다는 건 어렵다. ‘피클은 오이로 돌아가지 못한다.’ 기억에 남는 한 저자의 말처럼 말이다. 생각보다 고통스럽고, 견뎌야 할 일들이 많지만 놀라운 건 기쁘며 웃으며 산다. 눈에 빛이 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내 인생의 무지개를 찾은 기분이었다. 계속해서 이런 가슴뛰며 신나는 생각 속에서 아이처럼 뛰어놀고 싶단 생각이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