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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자 Jul 02. 2022

언제, 왜 어떻게 꽃이 피는지 아는 날이 올까?

키우는 트리안에서 꽃 첫 대면

모처럼 해가 났다. 

물을 뿌려주려고 보니 꽃 두 송이가 펴 있었다.

노안이 시작되어 꽃인지 알아보는데 조금 시간이 걸렸는데 잎사귀만큼 작아서다.

느닷없이 꽃을 피운 트리안

잘 적응하는 것 같아 보이던 때가 엇그제 같은데 꽃을 피우다니. 식물들은 자라는 환경이 척박해지면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일찍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도 한다. 트리안도 해당되나 싶어 검색해봤는데 트리안이 꽃을 피우는 것이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라는 내용은 다행히 없다. 얼마 전 높이가 1M 정도 되는 화분에서 6년 넘게 크고 있다는 트리안을 본 적이 있는데 꽃이 많이 펴 있었던 것이 기억났다. 그 친구도 우리집 친구처럼 죽어간다는 느낌은  없었다. 다만 목질화된 지 오래되 보이는 가지에서 꽃이 올라온 것이라 그럴까? 다년생 식물도 유아기, 청년기, 노년기가 있을까 궁금해졌다. 트리안은 언제부터 늙는지 궁금해진다. 키우고 있지만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혹시 다른 줄기에도 꽃이 올라오나 살펴봤는데 알아볼 수 없다. 워낙 꽃이 작고 줄기가 얇아서일까? 다른 블로거들이 올린 꽃 중에는 흰 꽃도 있는데, 나의 꽃도 씨가 생길 때 즘에는 색깔이 변할까? 언제 어떻게 왜 꽃이 피는지 알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 줄기도 굵어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알고 싶다. 줄기가 굵어지면 더 튼튼한 건지도 확인되면 좋겠다. 매일 식물 친구들을 들여다보면서 점점 궁금해지는 것이 많아지는데 언제쯤 알 수 있게 될까?

22.7.2 오전 촬영 뿌리나누기, 물꽂이, 그냥 삽목한 친구

그나마 트리안이 물과 햇볕을 좋아한다는 것은 안다.

지금까지 물이 부족해서 죽은 적은 있지만 물이 많아서 문제가 된 경험은 없다.

과습이 되도 문제가 된다고 한다. 벌레도 생기고.

아직까지는 과습으로 인한 문제를 겪은 적은 없어서 매일 아침저녁으로 분무기로 물을 뿌려주고 있고, 최근에는 흙에 물을 주는 주기를 일주일에서 4일로 단축시켰다. 장대비가 오는 날엔 창문을 열고 비를 맞게 했다. 

한 동안 흐려서인가? 잎사귀 사이가 벌어졌다. 줄기가 너무 가늘어서 걱정이 될 정도다. 잎사귀 간격이 넓어지는 이유는 햇볕이 부족하면 생기는 현상이라고 한다. 생각해보니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는 잎들은 작고 촘촘하게 나왔던 것 같다. 직사광선을 피하라는 조언도 있던데 계절마다 조금 다르긴 하지만 몇 시간 동안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창가에 있으면서 특별히 문제가 생기는 것 같지 않다. 몇 개 잎이 노랗게 변한 적이 있었는데 직사광선이 이유인지는 잘 모르겠다. 추운 것을 싫어해서 10도 이상의 온도에서만 자란다고 하는데 노지에서 자라는 친구들은 적응한 건가? 


잎사귀가 너무 작고 촘촘해도 걱정, 너무 성글어도 걱정, 꽃이 펴도 걱정.

무엇인가 잘 키우고 싶은 마음이 들면 걱정부터 앞선다. 걱정해서 걱정이 사라지면 걱정할 게 없겠다는 말을 상기한다. 무슨 일이든 적당한 거리와 시간을 두고 잘 관찰하는 것이 우선인 것 같다. 그나마 다 년간 다른 식물들은 키워본 경험이 있어 트리안도 환경에 변화하는 것을 조금은 알아차릴 수 있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꾸준한 관찰을 통해 앞으로 모든 가지에서 꽃이 핀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가지치기한 자리에 여러 개의 줄기가 새로 생기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올 겨울을 무사히 넘기고언제 꽃이 피게 될지 기록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물론 이 모든 나의 기대를 저버리고 트리안이 죽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오늘은 꽃을 발견한 날이니만큼 걱정대신 맘껏 기대감을 갖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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