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을 시작하다”
그냥 기록된 일상
늘 두려움과 겁부터 나는 운전 연습. 13년 무사고이며, 13년 장롱면허인 나에게 운전은 먼 이야기인 것 같았다. 하지만 차가 생기고 더 이상 미룰 수 없음에 운전연습을 시작하였다. 나에게 이 큰 차를 다루는 일은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차선 맞추기, 뒤차들 상황, 옆차들 상황 봐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용기와 자신감이 가장 중요하다는데 가질 시간조차 없다. 그저 목적지가 찍히면 어떻게든 가기가 바쁘다. 첫 운전대를 잡고 도로로 나가는 순간에 긴장보다는 오히려 정신이 없다. 강한 자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은 이 도로 위, 나한테 경적을 울리는 건지 내가 경적을 울려야 하는지 모르고 일단 다른 차와 속도를 맞춰 가기가 바쁘다. 가장 어려운 것은 끼어들기였다. 깜빡이를 켜는 그 순간 나는 재빠르게 이동해야 한다. 끼어들기하는 차선 그리고 내 차선 모두 내 뒤차들에 방해가 되지 않게 말이다. 겁을 먹고 우물쭈물하는 순간 두 차선에 있던 뒷 차들은 답답함을 느낄 것이다.
그렇다. 운전은 사실 용기보다 필요한 게 눈치였던 것 같다. 내 실수를 빠르게 알고 사과하고 상대방의 양보에 빠르게 반응하고 이 도로에서 내가 튀지 않게 어울리는 것. 물론 이 지점이 가장 어렵지만 말이다. 그래도 운전연습을 하며 느낀 건 내 차 뒤에 긴장된 마음으로 붙인 초보운전이란 글씨에 양보해 주시는 분들이 매우 많다는 것이었다. 경적 소리에 한껏 긴장감이 올라가고 어쩔 줄 모르게 되는데 그 작은 한 번의 양보가 긴장을 풀고 더욱 부드러운 운전이 가능케 한다. 아직도 그 양보에 비상등으로 감사함을 표시하던 때에 따뜻한 인간미를 느낀다.
오늘도 운전대를 잡고 도로 위를 나선다. 매일 반복되는 짧은 연습이 모여 나는 이제 도로가 겁나지 않고, 작게 음악도 틀고 주행을 한다. 이제는 그 중요하다는 용기와 자신감이 생겼으나 긴장도 같이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용기와 긴장, 상반된 단어인 줄 알았는데 함께 가야 하는 단어였다. 용기와 자신감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저 두 가지가 없으면 시작하기 힘들지만 약간의 긴장을 가지고 가야 일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것 같다.
나는 용기로 운전대를 잡고
약간의 긴장으로 목적지를 누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