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레이단 Jun 13. 2022

누구를 위하여 워라밸은 울리나

회사에서 배우는 밸런스 게임


지금 근무 중인 회사에 대한 직원 내부평가  하나는 '워라밸이 좋다'이다.  진심과 비꼼을 적절하게 섞어서..


워라밸(Work & Life Balance)이라는 말이 직장인의 오랜 입버릇처럼 여겨진지 꽤 오래되었는데, 그래서 워라밸을 뭐 어떻게 하라는 거지! 이건 최근 몇 년간의 내 고민거리 중 하나다.




처음에는,

워라밸은 좋은 회사가 지니고 있는 복지라고 생각했다.

나는 야근이 많은 공공기관과 중소기업에서 상당히 밤낮 가리지 않는(!) 직장 생활을 보냈고, 워라밸이라는 말을 들으면서 소위 '일부 개방적인 대기업이 누리는 특권' 또는 '외국계 기업이나 훌륭한 마인드를 가진 대표가 창립한 스타트업들의 복지 트렌드'라고 생각했다.




그럼 워라밸은 복지인가

기본적으로 6 to 9가 근무 일정이라고 하면 보통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식사하는 시간을 갖고 각자의 코어 시간 동안 주어진 결과물을 도출한다. 때에 따라 머리를 비우기 위한 시간도 필요해서 누군가는 커피나 차를 마시고 누군가는 바람을 쐬기도 하고, 누군가는 담배 몇 대 피우기도 한다. 그리고 정시에 퇴근을 하는데, 보통 이 정도가 자유롭게 주어지면 소위 워라밸이 좋은 회사라고 한다.


여기에 '왜?'라는 의문이 들게 된다. 내가 알기론 위 사항들은 복지가 아닌 아주 정상적이고 기본적인 근무규칙이기 때문에.




진짜 워라밸을 실현하는 회사들은

공적인 관계에서 발생하는 피로감을 줄이고, 업무에 사소한 성취감을 느끼게 하고, 논쟁이 필요한 사람에게 회의를 제공하고, 리딩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적당한 가르침과 독립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다시 말해, 아침에 일어나서 회사 가기 싫지 않은 환경을 조성하려고 한다.




그 워라밸이라는 걸 방해하는 몇 요소가 있는데

먼저, 워라밸이라는 이름으로 월급루팡을 꿈꾸는 직장인들이다. 밖에서야 어쨌건 회사에 들어온 이상 한 사람의 몫을 채워야 동료가 괴로울 일이 없다. 반복적으로, 상대적으로 나보다 항상 다른 사람에게 일이 많은 것은 나의 일 처리 속도가 빠르기 때문일까?


반면, 소위 훌륭한 CEO나 리더들은 아침부터 퇴근까지 바쁘고 심지어 '소중한 내 저녁 시간'을 소비하여 주변 인맥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기도한다. 가끔 이분들이 얘기하길 '요즘 사람들은 너무 워라밸 워라밸 한다. 그럴 때가 아닌데'라고 한다. 그럼 그럴 때는 언제쯤 오는 걸까.




그러니까,

워킹, 라이프의 밸런스가 중요하다고 자꾸 얘기하는 것 같다.

누군가는 직장에서의 자아실현이 필요하고, 누군가는 먹고사는 일은 물론 사생활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조금 다른 얘기지만, 예전 직장에서 갓 이사가 된 부장님에게 부서 경영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고 건의했더니 '나도 이사가 처음이니 부족한 부분은 도와달라'는 말을 들었다. 물론, 나도 매년 새로운 업무를 마주하면서 누군가가 이끌어주고 도와주기를 간절히 원할 때가 많다. 그렇지만 나의 부족함을 동료의 성실함으로 채우지는 않으려고 노력한다.

 

사회에서 본인의 위치를 마련하고 싶다면, 그럴듯한 권리도 필요하다. 그건 각자 알아서 획득하는 방법이 있고, 사람에 따라 정규시간을 벗어난 많은 시간을 할애하거나 본인만의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통해 그 길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계속해서 방법을 탐색하는 중이다. 그리고 나머지 시간에는 놀아야지 아주 신나게.





  



작가의 이전글 젊은 꼰대와 젊지 않은 꼰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