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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훈 Jul 11. 2024

모든 것을 다 잘할 수는 없습니다

모든 것을 잘할 수는 없습니다. 좋은 CEO라면 포기할 건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포기할 것과 포기하지 않을 것을 잘 구분해야 합니다. 

- Sam Altman (High Growth Handbook Inteview)




지금은 OpenAI CEO 역할에 충실하고 있는 샘 알트만이지만, 과거에는 약 6년 동안 최고의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인 Y-Combinator의 수장으로 재직하며 수많은 창업자를 키워냈다. 이 기간 동안 성공한 스타트업과 실패한 스타트업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보며 스타트업의 대표가 갖춰야 할 역량과 성공 조건을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오늘은 이에 대해 살펴보려고 한다. 


- 아이디어로 시작하라


우선, 회사를 바로 창업하기보다는 아이디어를 검증하거나 프로젝트 단위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기본적으로 위험부담이 적을뿐더러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그때 회사로 만들면 될 뿐이다. 반면, 이미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빠르게 성공시켜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아이디어를 떠올릴 때 중요한 점은 역시 독창성이다. 누가에게나 좋아 보이고 무난한 아이디어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떠올린 아이디어일 가능성이 높고,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시장이 작더라도 내가 독점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유리하다. 일단 시장을 독점한 후 이를 키워나가는 것이 훨씬 쉽다. 


참고로 이런 아이디어들의 경우 초기에는 비판을 받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에어비앤비가 있다. 에어비앤비는 집을 소유하고 있는 호스트가 남는 방을 빌려주고 아침 식사를 제공하자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는데, 초기에는 범죄에 취약하고 법적인 제도와 관리의 허술함에 대한 문제들에 근거하여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잘 알다시피 시총 130조에 이르는 거대 플랫폼이 되었다. 


가깝게는 토스의 사례도 들어볼 수 있다. 지금은 기업가치 15조 원 규모의 유니콘이 된 토스도 초기에는 투자 유치가 쉽지 않았다. 간편 송금이라는 아이디어 자체로는 좋아 보였지만, 법적 규제를 돌파하기 어렵다거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이승건 대표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방법을 모색했고, 발품을 팔아 결국 간편 송금 서비스를 성공시켰다. 진입장벽이 높았던 만큼 경쟁사는 전무하다시피 했고, 이를 통해 손쉽게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다. 샘 알트만이 쉬운 스타트업보다 어려운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것이 더 쉽다고 강조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 관찰하고 개선하라.


결국 사용자가 가장 중요하다. 사용자가 불편해하는 포인트는 무엇인지, 감동을 받는 순간은 언제인지를 끊임없이 관찰하고 제품을 개선해야 한다. 또한 사용자가 제품을 좋아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소모율을 최대한 낮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스타트업에게 있어서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이며, 이를 위해 인원 규모를 천천히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


비슷한 맥락에서 샘 알트만은 규모가 크지만 느리게 성장하는 시장보다 작지만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을 선호한다. 작지만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의 경우 사용자들의 문제점을 빠르게 개선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스타트업도 마찬가지로 가장 중요한 것이 성장률이다. CEO는 고집스러울 정도로 성장률에 집착하고 고민해야 한다. 


많은 스타트업의 경우 미래 계획과 연구소 단계의 기술력으로 투자 유치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하지만, 가능하다면 설립 초기 단계부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장기적으로 생존하고 성장하는데 뒷받침이 될 수 있다.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역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사용자에게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을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 중요하지 않은 일을 구분하라.


앞서 이야기했던 일들, 즉 사용자 관찰, 제품 개선, 성장 등을 제외하고는 중요하지 않은 일들일 확률이 높다. 대표적으로는 다양한 콘퍼런스에 참석한다던지, 의미 없이 사람들과 만나 커피를 마신다던지, 굳이 참여하지 않아도 되는 회의에 참석하는 것 등이 있다. 


중요한 일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잘 거절할 줄도 알아야 한다. 여기에는 투자자의 이메일에 답장을 하는 것도 포함된다. 스타트업에게 투자는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열일 다 제쳐두고 답장해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들지만 샘 알트만은 이것보다도 고객 확보와 매출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한 번은 YC가 투자한 회사 중 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는 창업자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창립자는 자신이 저지른 실수 중 하나가 투자자를 74명이나 두었다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랑스러워하기도 했습니다. 74명의 투자자에게 받은 연례 감사 요청에 모두 응답했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유일하게 모든 응답에 바로 대답한 사람이라며 자부심까지 느꼈습니다. 저는 그 이야기를 듣고, "이건 미친 짓이에요. 회사가 실패하는 동안 당신은 중요하지 않은 일에만 집중하고 있었어요. 투자자들은 연례 감사 요청에 응답하는 것보다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을 때 더 행복해할 겁니다."라고 말해주었습니다.

- Sam Altman (High Growth Handbook Inteview)




마지막으로 샘 알트만은 CEO 라면 응당 많은 시간을 커뮤니케이션이 쓰라고 설파하고 있다. 직원을 비롯해 언론, 고객들에게 끊임없이 같은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은 무엇이며, 이것을 왜 하고 있고, 앞으로는 어떻게 할지를 계속해야 강조한다. 이를 통해 직원들은 혼선을 최소화하고, 더 효과적으로 목표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다. 동시에 시장으로부터는 신뢰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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