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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훈 Jul 05. 2024

채용 시 실수를 했다면 즉시 해고하세요

채용 시 실수를 했다면 즉시 해고하세요

- 샘 알트만 (https://blog.samaltman.com/)




일론 머스크는 최근 빅테크 기업 사이에서 벌어지는 인재 쟁탈전을 '미친 인재 전쟁'이라고 명명했다. 경쟁이 치열한데 반해 인재 공급은 부족하기 때문에 인재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OpenAI는 최고 수준의 연봉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론 머스크는 OpenAI가 인재를 모조리 빼앗아 간다고 하소연할 정도이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물론 지금은 OpenAI가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높은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초기에는 결코 그렇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OpenAI는 어떻게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과의 인재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을까? 단순히 샘 알트만과 일론 머스크와의 결합이라는 이유만으로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최고의 인재들이라면 응당 많은 기회를 가진다. 최근 IT 업계에서는 OpenAI 출신 직원들이라면 백지수표를 위임하고 모신다고들 한다. 이렇게나 대단한 인물들임에도 샘 알트만에 대한 충성도가 꽤나 높다. 작년 샘 알트만 해임 사태 당시, 770명의 직원 중 710명이 그의 복직을 요청하는 서한에 서명하기도 했다. 무엇이 그를 '왕 중의 왕'으로 만들었을까?


샘 알트만에 대해 직원들의 충성도가 높은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오늘은 그중에서 채용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최고의 인재들은 많은 선택지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들에게 선택받기 위해서는 차별화가 중요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차별화 포인트는 '승리'할 수 있는 기업이다. 한국에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속담이 있듯, 같은 조건이라면 승승장구하는 회사를 선택하고 싶어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항상 승리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아이러니하게도 승리를 하기 위해서는 최고의 인재가 필요하다. 창업 초기에는 자신의 기업이 승리할 것이라는 확신을 주기 어렵기 때문에 당연히 채용이 쉽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창업 초기에는 채용이 CEO의 역할 중 하나가 된다. 샘 알트만은 창업 초기에는 시간의 약 25%를 채용에 사용하라고 조언한다. 동시에 그는 채용의 조건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1) 타협하지 말라

초기에는 누구나 완벽한 사람을 채용하고자 하지만, 실패를 거듭하다 보면 타협하게 되는 시점이 온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채용하면 대부분은 후회하게 되며, 최악의 경우 회사가 망가질 수도 있다.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은 전염성이 있다는 사실을 꼭 명심해야 한다. 또한, 보통 사람으로는 보통 이상의 성과를 내기 어렵다. 따라서 채용 시에는 절대 타협해서는 안 된다.


2) 부정적인 사람은 걸러라

초기 스타트업은 항상 외부의 부정적인 시선과 끊임없이 싸워야 한다. 많은 이들이 스타트업의 실패를 예측할 것이며 온갖 트집을 잡을 것이다. 이런 세상과 맞서기 위해서는 내부적으로 단결이 필수적이며, 부정적인 사람은 이를 해칠 수밖에 없다.


3) 경험보다 적성을 중시하라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쌓이는 경험보다는 순수한 지능, 즉 똑똑한 발상으로 일을 잘 클리어하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여기에 자신의 마음에 드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초기 스타트업에서는 다양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럴 때 자신과 잘 맞는 사람과 일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정규직으로 합류하기 전에 함께 프로젝트를 해보길 권한다.


4) 해고할 거면 빠르게 하라

이 원칙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원칙이다. 그러나 이는 굉장히 중요한 원칙이다. 특히,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조직 문화를 해치는 사람이라면 해고해야 한다. 조직 문화는 CEO가 고용하고, 해고하고, 승진시키는 사람에 의해 정의된다.




샘 알트만이 OpenAI를 빠르게 성장시키고 직원들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러한 원칙을 철저히 지킨 데에서부터 시작한다. 직원을 채용하는 기준에 전혀 모자람이 없고, 이를 엄격하게 지키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직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이렇게 최고의 인재가 하나둘 모이기 시작하면 이를 토대로 다시금 최고의 인재가 찾아드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 이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순환 고리의 첫 부분에서 타협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러한 기준을 철저히 지킨 곳으로는 '에어비앤비'가 있다. 에어비앤비는 첫 직원을 채용하는 데 5개월이나 걸렸고, 첫해에 단 2명만 채용했다. 에어비앤비는 사람을 채용하기 전, 에어비앤비 직원이 갖춰야 할 문화적 가치 목록을 적었는데, 그중에는 시한부 인생이라는 진단을 받아도 계속해서 일을 할 것인지에 대한 항목도 포함되어 있었다. (물론 이 기준이 너무 가혹하다는 의견이 있어 '10년 후 사망한다면'이라는 조건으로 완화했다고 한다)


엄격하고 높은 채용 기준과 시간이 오래 걸려도 철저하게 검증하는 채용 방식을 통해 직원들 모두가 회사에 대한 높은 사명감을 가지게 된다. 지원자에게도 채용 과정이 오래 걸리는 것은 최고의 인재를 합류시키기 위한 과정임을 설득해야 하며, 이러한 과정을 거쳐야 승리할 수 있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인식시켜야 한다. 이러한 문화가 자리 잡은 덕분에 에어비앤비는 창업 초기 큰 위기에 직면했을 때 모든 직원이 사무실에서 생활하며 매일같이 전투적으로 업무에 임한 결과 위기를 탈출할 수 있었다고도 전해진다.




CEO의 임무는 비단 채용에 그치지 않는다. 샘 알트만이 창업 초기에 약 25%의 시간을 채용에 할애하라고 했기에 나머지 75%의 업무도 분명 존재한다. 또한, 시간이 지나고 기업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CEO가 모든 채용에 관여할 수는 없다. 채용보다 더욱 중요한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다음 연재에서는 채용 이외에 CEO가 해야 할 임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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