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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훈 Jul 18. 2024

미래를 보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미래를 만드는 것은 가능하다

본 브런치북의 제목은 "샘 알트만을 보면 미래가 보인다"이다. 실제로 샘 알트만은 미래를 읽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스타트업 요다"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요다가 누구인가. 키는 66cm에 불과하지만, 뛰어난 전투력으로 세계관의 최강자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으며, 깊은 지혜와 예지력을 보유한 제다이 그랜드 마스터로 후배 양성에도 앞장 선 인물(?)이다. 작은 체구와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수많은 스타트업 CEO를 양성했던 샘 알트만에게 이보다 찰떡인 별명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너무 당연하게도, 샘 알트만이 실제로 미래를 보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대신 그는 자신이 그리고 있는 미래를 직접 만들어가는 능력과 그 비전을 실현할 동료를 모으는 힘이 있다. 앞선 연재는 그 능력들을 하나씩 검증하는 과정이었다. 




샘 알트만이 그리고 있는 미래는 "모든 인류가 건강하게 잘 사는 것"에 방점이 있다. 이를 위해 시도하고 있는 것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AI : 인간의 지적 노동력을 대체하기 위해 AI를 고도로 발전시킨다.

2) 휴머노이드 로봇 : 지적 노동력뿐만 아니라 물리 노동력을 대체하기 위해 로봇을 발전시킨다.

3) 핵융합 에너지 : 갈수록 늘어날 'AI'와 '로봇'을 위해 지속가능한 핵융합 에너지 기술을 개발한다. 

4) 기본 소득 : 향상된 생산력으로 창출된 경제 가치는 기본 소득으로 전환하여 전 세계 모든 이들에게 분배한다. 

5) 암호 화폐 : 금융 소외 계층에게도 공평하게 기본 소득을 분배하기 위해 암호 화폐 기술을 활용한다.

6) 노화 방지 : 기본 소득을 받으며 자아실현을 시도하는 인간들에게 필요한 마지막 요소인 건강한 신체를 위해 노화 방지 기술을 개발한다. 


하나하나 뜯어보면 모두 고도의 기술들이라, 이 모든 것을 샘 알트만이 직접 개발하고 관리할 수는 없는 노릇. 따라서 유망한 기업에게 투자하고, 유능한 인재를 선발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한데, 마침 샘 알트만은 이러한 능력을 키우기에 최적화된 Y-Combinator에서 무려 6년 간 수장의 자리에 앉아 있었다. 수많은 스타트업 창업자를 만나고, 평가하며 양성한 경험 덕분에 샘 알트만이 픽한 기업과 인재들은 모두 최고의 퍼포먼스를 발휘하고 있다. 


그가 투자한 기업들의 기업 가치는 나날이 상승하고 있으며, OpenAI의 직원들은 능력이 검증된 인재로 평가받아 다른 기업들이 백지수표를 제안하며 스카웃하려는 문화가 이를 방증한다.  




그렇다면 샘 알트만이 그리는 미래를 기준으로 현재 우리는 어느 수준에 와있으며,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얼마나 오래 걸릴까? 아쉽지만, 대부분의 기술 모두 샘 알트만의 기준을 충족시키려면 갈길이 멀다. AI를 대표적으로 살펴보자면, 최근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갖추기 위해서는 여전히 많은 연구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최근 OpenAI에서는 AI의 발전 단계를 총 5단계로 구분했는데, 자신들은 2단계에 근접한 1단계 위치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한 가지 긍정적인 사실은 이 기술들이 순서대로 개발되는 것이 아니라 병렬적으로 개발되고 있다는 것이다. 로봇은 이미 인간의 동작을 대부분 구현할 수 있는 상태로, 디테일한 관절(손가락 등)의 움직임과 격한 동작을 수행할 수 있도록 발전하고 있다. 월드코인 역시 전 세계에 서비스가 되고 있으면서 보안과 같은 문제점들을 보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핵융합 에너지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 같다. 아직까지 사용할 수 있는 정도의 전기를 만들어 내는 실증 시험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유럽 위원회가 낸 보고서에 따르면 아무리 빨라야 2036년, 늦으면 2050년에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가지 기대되는 소식은 마이크로소프트와 헬리온 에너지와의 계약이다. 계약 조건을 살펴보면 2028년부터 헬리온 에너지가 핵융합 발전을 시작하고, 1년 뒤 50 메가와트(MW) 이상을 발전해 마이크로소프트에 공급한다고 되어 있다. 계약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헬리온 에너지가 위약금을 내야 하는데, 꽤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노화 방지 기술 역시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 관련 기술의 경우 아직까지 대부분 동물 실험 단계에 지나지 않고 있으며, 노화를 방지할 수 있는 기술 자체도 명확하게 밝혀내지 못했다. 여기에 해당 기술의 경우 윤리적인 이슈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사회적 합의도 이루어져야 한다. 다만, 동물 실험에서 긍정적인 소식이 들려오고 있는 만큼 생각보다 빠르게 진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상황과 발전 속도를 고려했을 때, 샘 알트만이 그리는 미래가 오기 위해서는 최소 30년 정도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기술 발전의 속도는 과거의 기술 발전 속도와 비교했을 때 비약적으로 빨라졌다. 대표적으로 ChatGPT의 출시 전 후로 AI의 발전 속도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처럼 각 기술 별로 특별한 계기가 생긴다면 예상보다 시기가 앞 당겨질 수도 있다. 




오늘로서 브런치북 연재를 종료하고자 한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작성하면서 샘 알트만에 대해 다소 신격화된 부분이 있었다는 점이다. 분명 샘 알트만이 미래를 만들어 내는 능력을 갖춘 것은 사실이지만, 그 과정에서 논란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OpenAI를 운영하는 과정에서도 초기 목표와는 배치되는 결정들이 계속해서 지적되고 있다. 


확실한 건 그의 결정들에 점차 많은 힘이 실리고 있다는 점이며, 이 힘이 긍정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적절한 경쟁과 견제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번 연재를 통해 많은 분들이 알트만과 그의 비전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그의 행보에 문제가 생긴다면 이성적인 판단을 통해 지적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아디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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