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두 번째 심리 상담 일지 (13)
세 번째 상담이 있으리라고 생각하지는 못했다.
왜 그랬을까? 늘 불행은 다시 찾아오는데.
앞으로도 없을 거라고 믿고 싶다.
계속 도망치면서 살고 싶다.
이가 다 썩어버리더라도 칫솔질은 싫다.
이가 다 썩은 뒤에야 후회하겠지.
하지만 썩는다는 건 그런 거다.
썩으면 뽑아내면 된다.
아무것도 씹을 수 없게 되겠지만.
그게 불행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게 아닐까.
뭐가 자연스러운 것인지 생각해 보면, 답은 그리 어렵지 않다.
힘든 상황에서 힘들어하는 건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 상황에서 발버둥 치지 않았다고, 이겨내지 않았다고, 칫솔질을 하지 않았다고.
나는 그렇게 말할 수가 없다
그건 부자연사다
내가 살아있는 것이 부자연스럽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