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두 번째 심리 상담 일지 (14)
누군가는 현재가 선물이라 했지만,
내게는 오배송된 택배 같았다.
나에게도 빛나는 지금이 있다는 건,
너를 만나면 시간이 멈춘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야 인정하게 되었다.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사람은 빛이 난다고들 한다.
나에게 그건 누군가가 잃어버린 보석 같은 존재였다.
나는 계속 지우고 버려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돌려줘야 하는 날을 손꼽으며 종종걸음 할 뿐이었다.
너의 저음은, 그리고 진심은,
믿기 힘들지만 믿고 싶어서
결국 너를 믿고 있는 나를 만들어낸다.
나는 그저 너와의 시간에 굴복할 수밖에 없다.
때로는 그냥으로도 괜찮다는 걸,
세상 전부를 가질 수 없어도 괜찮다는 사실에 굴복한다.
너는 나에게 고작 두 시간과 입맞춤 한 번을 주어도,
시간의 틈에서 그것은 세상 전부보다 소중해진다.
그래서 나는 지금이 내게도 선물임을,
나의 도전도 눈부심을,
너의 사랑이 진실함을 믿어본다.
또 기꺼이 속고자 한다.
죽기 전까지도, 마지막까지도 의심할 나에게
너는 똑같이 사랑한다고 말해줄 게 분명하다.
그 아린 속임수가 나를 살아있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