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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예훈 Jan 07. 2023

오늘의 미래≠내일의 현재

시간이 흐른다는 것을 어떻게 체감할까? 주변의 변화, 일의 진척, 사람의 노화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얘기한다. 이 요인들에는 공통적인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변화"이다. 변화는 물체의 형상 혹은 특성이 처음과는 상이한 형태가 되는 것이다. 변화라는 단어가 앞서 설명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것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원래 상태와 구분될 수 있는 차이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차이점은 우리가 원래 상태를 기억하고 있어야만 자각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시간의 흐름을 변화를 통해 인지하고, 변화는 원래 상태의 차이를 통해 깨닫는다면 시간이 흐른다는 것에서 눈여겨봐야 할 핵심은 원래 상태를 기억할 수 있는가, 아닌가라는 사실이다. 즉, 지속적인 기억 축적이 이루어져야 시계가 정상적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어떤 사람에게 기억을 축적하는데 이상이 있다면 그 사람의 시간은 멈췄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그 사람의 오늘의 미래가 내일의 현재가  수 없다는 것이다. 의료계에서는 이러한 기억 상실증을 전향적 기억 상실(antegrade amnesia)이라고 한다. 과거에 축적되었던 기억은 유지하지만 앞으로의 새로운 기억들은 축적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주로 뇌의 해마에 문제가 생겨 정상적으로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변환하지 못해 발생한다고 다. 본인이 어떠한 행동을 했으며 그 행동이 주변에 영향을 미쳐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본인 스스로가 기억하지 못해 자신은 없었던 일로 기억한다면 계속해서 흘러가는 세상의 시간 속에 자신의 시계만 멈춘 것과 똑같은 것이다. 그리고 세상과 미래로부터 버림받아 그저 지나왔던 어제의 현재라는 원에 갇혀 홀로 살아갈 뿐이다.

안 좋은 기억, 좋은 기억 가릴 것 없이 기억이 있음에 내가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고 있다. 봄에서 여름, 여름에서 가을, 가을에서 겨울, 그리고 다시 봄. 계절의 변화를 기억하며 또 한 번 한 해가 지났음을 느낀다. 우리는 오늘도 기억을 가지고 살아감에 과거를 가지고 미래를 향한 현재의 여정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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