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의 끝에서.
나는 하체 쪽으로 몰리는
전형적인 하체비만 체형이라 항상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밤 9시부터라도
먹지 않기로 스스로 약속하고도,
늘 유혹을 이기지 못했다.
원푸드 다이어트도 시도해 봤다.
토마토를 한 박스 사놓고
하루 종일 토마토만 먹다가
저녁이 되면 허기지고
기운이 떨어질 때쯤
"너무 안 먹으면 눈이 먼다."는
말이 떠올라 결국 또 실패했다.
어디서 들었는지도 모르겠고,
막연하게 떠오른 기억을 핑계 삼아
내 다이어트는 매번 그렇게 반복되었다.
임신하기 전부터도 걱정은 많았다.
가뜩이나 먹성이 좋은 편인데,
출산 후 찐 살을 어떻게 빼야 하나 걱정됐다.
입덧이 심해 제대로 먹지 못하던 초기,
겨우 좀 먹을 만하다 생각했을 때는
임신성당뇨를 진단받았다.
그때부터 생전처음
식단과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눈물겨운 관리 끝에 출산 때까지
체중 증가는 11킬로였다.
하지만 출산 후에 당뇨인이 될 확률이
일반인 보다 높다는 말에
겁이 나서 운동을 멈출 수 없었다.
그렇게 지금까지 10년 동안
내 삶의 일부분이 되었다.
먹는 즐거움을 빼앗기고,
억지로 몸을 움직여야 했던
절망적인 시간들이
나를 바꿔 놓았다.
그 시간들이 없었다면
나는 여전히 실패만 반복하는
사람으로 남아 있었을지 모른다.
그렇기에 내겐 고통도
값진 선물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