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

작가노트

by 미지수

29명의 내면아이와 LIKE 시리즈


X 작가는 29명의 내면아이 시리즈를 시작으로 어린 여자아이들을 그리고 있다. 내면아이란 신체적 성장과는 달리, 정서적으로 부모에게 상처를 받았던 어린아이의 모습을 그대로 성인이 되어서도 가지고 있는 모습을 바로 내면아이라고 부른다. 인간은 누구나 한 명이상의 내면아이의 모습은 모두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정서적으로 건강한 내면아이의 모습을 가지고 있으면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건강하지 못한 내면아이는 현재의 삶에서 간혹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하기도 한다. 말하자면, 어린 시절의 경험한 내용이 정신세계 속에 남아 현재의 삶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궁극적으로 내면아이 치유는 성인으로서의 자신과 어린아이로서의 자신이 서로 합일을 이루고, 자신을 괴롭히던 과거의 기억과 마주하여 내면아이를 성장시키고 해방시키는데 그 의의를 두고 있다. 그 치유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성인이 된 자신의 모습을 올바르게 바라보게 되고 과거의 기억을 매듭지으면서 현재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살아갈 수 있게 된다.


29명의 내면아이 그림에 이어서 어린아이의 전체 모습을 그린 LIKE 시리즈는 어린 시절에 읽었던 동화 또는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이 된 내면아이 모습을 상상하면서 그림작업을 하였다. 작가가 여성이므로 여성의 입장으로 생각해 보았을 때 여자가 남자보다 가정법을 많이 쓰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예를 들면, 동화 속 주인공처럼 “내가 신데렐라라면 언니들이 시키는 대로만 하지 않았을 텐데” 라든가, “내가 백설공주라면 모르는 사람이 주는 빨간 사과는 먹지 않았을 텐데”라는 말을 더 많이 한다고 한다. 현실과 거리가 먼 아름다운 동화 이야기를 들으며 자란 우리는 성장한 뒤 현실세계에서 현타를 경험한다. 29명의 내면아이는 어린 시절의 불편한 감정을 표현하는데 중점을 두었다면 LIKE 시리즈는 몸은 아이지만 얼굴 표정은 현타를 경험한 어른의 얼굴표정을 담았다. 그리고 현타를 어린 시절에 경험한 X 작가의 어린 시절 얼굴 모습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어른이 되면 감정을 잃어버리고 눈빛은 생기를 잃는다. 무미건조하고 생기가 사라진 눈동자의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서 채색을 하지 않고 모두 목탄으로 마무리를 하였다. 미술 심리에서 눈썹의 생략은 정서적 결핍으로 보며 맨발은 어린 시절 보호받지 못하는 심리 상태를 나타낸다.


LIKE 시리즈의 작은 소녀 버전은 X 작가가 어린 시절 가지고 놀던 종이인형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X 작가는 여성으로서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많은 제약을 느꼈고 자신이 박스 속에 든 인형처럼 느껴질 때가 자주 있었다고 한다. 어릴 적 인형놀이는 좋아했지만 인형의 예쁘게 웃음 짓는 모습과 날씬한 모습에서 외모가 우선시되는 여성의 입장을 부담스럽게 받아들여야 했다. 작은 소녀 그림은 화려한 액자와 함께 사랑스럽고 예쁜 세트 인형의 느낌으로 그림을 그렸지만 그 상자 안에는 이 처럼 많은 감정들이 내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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