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브런치 내뱉은 말을 과연 지킬 수 있을까를 염려하며 잠이 들었다.
내가 과연 매일 글을 쓸 수 있을까? 전시회가 있으면 온통 전시회에 신경을 쓰고 있어서 글을 쓸 겨를이 없다. 그래도 짧게는 쓸 수 있을 거야. 나는 글 쓰는 걸 좋아하니까.
아침에 방 문을 열고 나오니 거미 한 마리가 빠르게 거실 바닥을 지나간다.
휴지를 뽑고 거미를 살포시 휴지에 감싸 창문 밖으로 거미를 내보내 주었다.
나는 실거미를 좋아한다. 타란튤라 같은 큰 거미는 좋아하는 게 어렵지만 작은 실거미는 왠지 귀엽다.
하지만 작은 실거미도 몸집이 자라면 손으로 만지는 게 무서워진다.
거미를 좋아하게 된 건 영국에 살 때부터였다.
오래된 영국 집에 거미가 아주 많았다.
어느 날 쪼끄만 실거미가 카펫 바닥을 기어 다니는 것을 한참을 바라보았다.
그 뒤부터 거미를 죽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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