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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기코 Jul 26. 2022

Ep.5 우리에게 ESG란 #2

Caring about the envoirment we live in 

이 글은 우리에게 ESG란 #1과 이어지는 글입니다


인간이 진화하고 기술이 발달할수록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싶은 탐욕은 더 강해지고 있는 듯하다. 이로 인해 더 많은 것을 창작하고 생산해야 성에 차는 인간의 욕심은 더 커졌다. 반면, 이런 공급의 시대 속에서도 전 세계 대도시에 사는 현대인들은 요가와 마인드풀니스(Mindfullness)를 통해 내면을 정돈하고 '내려놓음'의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그것도 상당한 시간을 투자하고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말이다. 새로운 것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만큼 진정한 쉼과 힐링을 갈구하는 현대 도시인들의 다소 역설적인 라이프스타일이 존재하는 시대에 우린 살고 있다. 


이미지 출처


먹고살기 위해 새롭고 창의적인 것을 만들어야 하는 강력한 동기가 있는 우리 회사 또한 제조 공정을 거치다 보면 좋든 싫든 많은 부산물들이 생기고 불필요한 것들까지 만들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더 좋은 것을 만들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이 훼손되는 것을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지 않은가? 그래서 내린 결론은 하푸크 알 하푸크(반대에 대한 반대) 원리를 적용해 '줄일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줄여보자'의 당연하고도 본질적인 생각의 전환이었다. 


*하푸크 알 하푸크: 히브리어 표현으로 상반되는 의견에 대해 다시 한번 거꾸로 생각해보자는 뜻 


우선,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기도 한 인쇄물의 디지털화를 우리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우리 브랜드에 대한 정보를 받을 수 있도록, 일 년에 적어도 수 십만 장의 리플릿과 카탈로그와 같은 인쇄물을 고객들에게 나눠줬다. 당연 인쇄물의 수량은 회사가 커지고 매장이 늘어갈수록 더 많아졌다. 요즘 같은 디지털 세상에서 애당초 굳이 인쇄물을 만들어야 하는지 의문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의외로 많은 고객들이 제품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인쇄물을 요구한다. 단순히 스마트폰이나 PC가 불편한 고객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에 익숙해져 있는 2030도 예외는 아니다. 어쨌든, 고객이 필요하다는데  만들지 않을 수 없는 노릇 아닌가?  



우리가 선택한 방법은 인쇄물을 자사몰 내 디지털 카탈로그 형태로 전환시키고 회사에 대한 소개를 QR형태로 바꿔서 오프라인 매장 내 인쇄물을 줄이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기존 인쇄물의 양을 1/3로 줄이고 제품 카탈로그는 꼭 필요한 고객들에게만 전달하기로 했다. 사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인쇄물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도구만은 아니다. 고객의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 설득과 판매를 위한 중요한 도구로 사용되기도 한다. 아직 시행한 지 몇 달 되지 않아 인쇄물의 전달 여부가 고객의 구매 결정에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나의 관행처럼 당연히 인쇄물을 만들고 배포하는 프로세스에서 벗어나 불필요한 것을 줄였다는 측면에서는 분명 긍정적인 자업자득이 된 셈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만의 ESG는 우리의 소중한 고객과 관련이 있다. 우리 제품은 가볍지만 제품 특징상 소형 또는 중형 냉장고 크기의 박스가 배송된다. 대부분의 고객들은 우리 브랜드의 로고와 자사몰 주소가 쓰여 있는 큰 박스를 재활용으로 폐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근데, 언제가부터 소셜미디어에 박스를 활용한 재미있는 사진들이 하나둘씩 올라오기 시작했다. 포장용으로만 생각했던 제품 박스를 서프라이즈 용도로 사용하고, 실제로 사람이 들어가서 영상을 찍기도 했다. 심지어 박스를 개조해서 아이들 놀이용 집으로 만들기도 했다. 


동영상 출처


이런 고객들의 아이디어에 대해 그냥 "참신하고 재미있네"라고 지나갈 수도 있지만, 브랜드 이미지에 영향을 끼치지 않으면서도 박스를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도입하기로 했다. 고객들이 우리의 포장용 박스를 집의 형태로 바꿀 수 있도록 디자인 도안을 작업해 입혔다. 요기보 하우스(Yogibo House) 사용법을 모든 구매 고객들에게 전달되는 카탈로그에 사용법을 넣고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영상 또한 제작하였다. 별거 아닐 수 있겠지만, 우리의 제품 박스는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 공간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는 환경의 소중함이라는 교육적인 메세지가 되었다. 


이미지 출처


많은 브랜드의 갈망은 고급 명품처럼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 명품 고유의 로고, 패턴, 색상만 봐도 모두가 아는 그런 고가의 명품 말이다. 아쉽게도 우리는 그런 명품 브랜드는 아니다. 백화점 오픈런을 하면서 기다려야지만 살 수 있는 제품은 아니지만,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우리의 기본 자세만은 명품이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있다. 분명 오늘도 하나의 제품이 팔리고 매출을 발생시킨 것에 감사하지만, 우리 제품을 통해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전달했고, 왜 이 브랜드를 위해 땀 흘려야 하는지를 인식하는 명품적 사고가 우리에게는 더 중요하다. 아직 갈 길이 아직 멀지만, 우리만의 ESG를 실천하고 있는 우리에게 분명 희망이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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