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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안 Oct 07. 2022

바람에 낙엽 뒤집히듯

마음이 원래 그래요


아직은 수채화 붓질에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갑니다.

온몸으로 애쓰며 붓질을 하다 보니 한번 그만두면 다시 마음먹고 하기가 참 힘이 듭니다. 그런데 또다시 마음먹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일단 시작하기만 하면 이번엔 멈추기가 더 어려워집니다.


점점 집중력이 떨어져 붓질이 산으로 가고 있는데도 이참에 끝내고야 말겠다는 이상한 똥고집이 발동합니다.

사서 하는 이 고생을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며 '아, 모르겠다! 대충대충 해버려. 너무 힘들다'를 연발합니다. 급기야 스스로 작품을 망치는 짓인 줄도 모르고 정신 나간 붓질도 스스럼없이 하기에 이릅니다.


사람 마음 참 요상하기도 하지요.

브런치 작가 한다고 덤볐다가 힘들다고 때려치웠다가 또 언제 그랬냐며 글 쓰러 들어왔어요. 정말이지 가을바람에 낙엽 뒤집히듯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게 사람 마음인가 봅니다.


그러니 하기 싫은 마음이나 하고 싶은 마음이나 별반 다를 것이 없지 않나 싶습니다.

바람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글과 그림을 그리다 보면 어찌 됐든 '계속하는 나'로 남아 있지 않을까요?






속절없이 사라지는 사람의 마음처럼 허무함과 덧없음을 꽃명으로 가진 아네모네 꽃을 수채화로 그렸습니다. 꽃들은 대체로 봄에 피어 여름 내내 만개하지만, 아네모네는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0월에서부터 따뜻한 봄바람이 지는 5월까지 꽃을 피웁니다. 그래서 "바람꽃"이라고 불립니다.




아네모네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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