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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날의 달팽이 Apr 25. 2024

브런치는 또 다른 세계

블로그를 하며 작가의 꿈을 키워갔다. 그러던 어느 날 타 블로그에 방문했다가 생소한 온라인 주소를 보게 됐다. brunch.co.kr. 궁금한 마음에 들어가 보니 글쓰기 플랫폼이다. 그런데 이게 뭐지? 작가 신청을 해야 한단다. 실제 출간한 작가들이 글을 올리는 곳인가 싶어 주춤하다 작가신청을 해보기로 한다. 작가신청을 하기 위해서는 카카오 계정으로 로그인해야 하는데 로그인 화면에 나의 가슴을 뛰게 하는 메시지를 보게 된다. 


'브런치 스토리 작가로 데뷔하세요' 

'브런치 스토리로 제안받는 새로운 기회'

'글로 만나는 작가의 경험'. 


가입을 해 승인을 받으면 작가가 되는 건가? 이 곳에서 어떤 길이 얼릴지 모르겠지만, 설레는 마음 가득이다.   

나는 운이 좋게도 한 번에 승인을 받았다. 작가신청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작가소개와 활동계획을 작성하는 것인데 블로그에 써둔 글을 옮겨왔기 때문에 긴 시간 고민하지 않아도 되었다. (작가신청을 하는 방법과 팁은 다음 글에서 나눠보기로 한다.) 매일 브런치 앱에 들어가 승인 결과를 확인했다. 작가에 대한 꿈을 꾸고 있던 시기였기 때문에 이곳에서 활동을 하게 된다면, 작가의 꿈을 이루는 기회가 될 것이라 여겼다. 작가란 길을 어떻게 걸어야 하는지 머릿속에 구체적으로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는데, 브런치는 불확실한 미래에 희망의 불씨였다. 


며칠 후 띠링, 앱 알림 메시지가 울렸다. 핸드폰 액정을 톡톡 두드려 화면을 키니 브런치 앱에서 알림 메시지가 뜬 것을 확인했다. 두근대는 마음으로 알림을 클릭하니 감동 메시지가 떠 있는 것이 아닌가! '브런치 작가가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작가 신청에 여러 번 고배를 마신분도 계시다던데 한 번에 승인받다니!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다. 작가의 길이 활짝 열린 듯 나의 마음엔 희망만이 가득했다. 그렇게 나는 브런치 스토리의 세계에 입성하게 된다.  


브런치 스토리에 글을 올리면서 블로그 활동에 소흘 해졌다. 블로그에서와 달리 하트가 하나 둘 달렸기 때문이다. 블로그에서 느껴보지 못한 관심을 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10개 미만의 하트였지만 누군가 내 글을 진심으로 읽어주고 있을 거라 생각하니 책임감이 생겼다. 블로그의 글이 노출되기 위해서는 키워드 중심의 글을 써야 하는데 그 방법을 찾지는 않고 조회수가 오르지 않는 것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던 중이었다. 조회수가 0인 글도 많았다. 그에 비해 브런치 스토리에서는 빨리 반응이 오니 신기할 따름이었다. 하트가 눌려질 때마다 응원받는 느낌이 들어 행복했다. 


브런치 스토리는 블로그와 다른 점이 있다면, 글쓰기에 특화된 플랫폼이라는 것이다. 하나의 매거진을 만들어 글을 쓸 때마다 해당되는 매거진에 글을 모을 수 있다. 그리고 그동안 써왔던 글을 모아 브런치 북을 발행할 수 있다. 브런치북은 책을 만들기 전 초안과 같은 느낌이다. 연재 브런치북도 만들 수 있다. 매주 요일을 정해 연재하는 것이다. 연재 중 독자의 반응을 확인하면서 작품을 완성해 나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구독자가 한 명 두 명 늘면서 내 글에 대한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 댓글을 통해서 글의 메시지가 잘 전달되고 이해되는지 평가받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브런치 스토리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출간 제안을 받을 수도 있다. 공모전을 통한 출간 기회도 있지만, 자신의 브런치 안에 제안하기 버튼이 있어 출간제안을 받기도 한다. 이미 브런치에는 제안을 통해 출간한 작가들이 많이 있다. 본업이 있으면서도 꾸준히 글쓰기를 함으로 작가라는 부업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간혹 작가로 전업하신 분들도 볼 수 있다.  


특히 다양한 주제의 글을 접할 수 있어 좋다. 글쓰기가 제대로 되지 않고 어떻게 써야 하는지 방법을 몰라 헤맬 때 다른 작가분들의 글은 교과서가 된다. 주제선정이나 글의 흐름 등을 보면서 사람들은 어떤 관심사를 갖고 있고 어떤 경험을 하며 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때로 우물 안 개구리처럼 느껴질 때가 있는데, 다른 작가들의 글을 읽으며 간접경험을 함으로 시야가 넓어지는 듯하다. 전문지식과 관련된 글도 있지만 일상생활에 밀착된 글은 그들의 일상에 함께하는 느낌이 든다. 글을 읽으며 울고 웃는다. 자신이야기가 콘텐츠가 되는 순간이다. 


브런치는 아침과 점심 사이에 먹는 늦은 아침, 빠른 점심이라는 뜻이다. 이와 유사한 한국어로 '아점'이다. 주말에 푹 쉬고 일어나 먹는 첫 식사의 느낌이다. 카페에서 여유 있게 빵이나 샌드위치를 먹는 장면이 연상된다. 브런치라는 말속에서 느껴지는 편안함처럼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이야기를 꺼내 읽을 수 있다. 글을 쓸 때 노트북이나 컴퓨터를 켜지 않아도 된다. 브런치 앱에 들어가 떠오르는 메시지를 기록해 작가의 서랍 안에 저장해 두면 된다. 작가의 서랍에 들어가 언제든 수정하고 다시 저장할 수 있다. 브런치 스토리라는 플랫폼은 이름과 다르게 잘 차려진 식사처럼 모든 주제의 이야기가 골고루 올려져 있다. 브런치 작가들은 간식을 먹듯 빵 한 조각을 입에 물고 한 손에는 핸드폰을 들어 가벼운 마음으로 읽고 쓰면 된다. 작가로 승인을 받지 않아도 가입해 읽을 수 있다. 읽다 보면 쓰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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